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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dnesday, January 28, 2015

1,100 마일의 solo hike에서 잃은 것과 찾은 것 - Cheryl Strayed의 책 'Wild'

그동안 읽어오던 Cheryl Strayed의 책 'Wild'를 오늘 끝마쳤다. 이 책은 PCT (The Pacific Crest Trail) - Mexico 국경에서부터 Canada 국경까지 미 서부를 남북으로 잇는 2,650 마일에 걸친 하이킹 트레일 - 중 캘리포니아 Mojave Desert에서부터 오레곤과 워싱턴주를 잇는 다리 Bridge of the Gods까지 1,100마일을 혼자 backpacking한 그녀의 경험담을 담고 있다.

이 책을 읽기 전에 이 책을 바탕으로 만든 같은 제목의 영화 'Wild'를 먼저 보았었다. 지난 해 12월 초 이 영화가 개봉된 첫 날에. 이 영화가 개봉되기 몇 달 전 이 영화의 예고편을 보고 이 영화에 대한 기사를 읽으면서 아주 많이 이 영화를 기다려 왔었다. 우선 나의 가장 큰 취미라고 할 수 있는 하이킹이 이 영화의 중심 스토리라는 것과, 오래 전부터 다른 하이커들을 통해 들어온 PCT에 관한 영화라는 것이, 그래서 이곳을 하이킹하는 것이 어떤 경험인지를 볼 수 있다는 것이 크게 내 관심을 끌었었다.

Reese Witherspoon이 주연을 맡았다는 것도 내가 이 영화를 기대해 온 또 하나의 이유. (그녀가 아직 소녀일 때 출연한 영화 'The Man in the Moon'과 20대 초반에 고등학생 역할을 한 영화 'Election'을 보고 그녀의 연기를 주목해 왔었다. 하지만 그 후에 본 그녀의 영화들 -거의 romantic comedy가 대부분이었던- 은 그러한 내 관심과 기대를 만족시키지 못해 한편으론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던 터였다. 그래서 그녀가 이 영화의 주연을 맡게 되었다는 것을 들었을 때, 그녀가 보여줄 'serious'한 연기를 기대하며 설레임으로 기다려 왔던 것.)

하지만... 기대가 너무 컸던 때문일까. 정작 이 영화를 보고 난 후에 특별히 큰 감동이나 감흥을 느끼지 못했다. 영화가 끝나고 있었던 이 영화의 감독 Jean-Marc Vallee와의 Q&A 조차도 그다지 흥미롭지 않았고.

실망감으로 다소 씁쓸하게 극장을 나서면서도, PCT에 대한 관심 만큼은 줄어들지 않았다. 그래서 이 영화의 바탕이 된 이 책을 읽기 시작하게 된 것. 주로 잠들기 전 시간을 이용해 이 책을 읽었는데, 영화에서 크게 느끼지 못했던 PCT에 대한 감흥을 전해받을 수 있었다. 저자 Strayed의 눈을 통해서, 또한 그녀의 마음을 통해서 볼 수 있었던 이 곳 trail의 모습과, 이곳을 하이킹하면서 그녀가 생각하고 느꼈던 것들의 어떤 부분들을 공유하는 경험을 하기도 했다. 나 자신이 커다란 backpack을 메고 이곳을 하이킹하는 것을 상상하기도 했고.

한편으로는, 단지 이러한 wilderness에서 오랜 시간 - 세 달 동안- 혼자 backpacking하는 것이 그녀가 struggle하고 있던 역사가 길고 복잡한 그녀의 삶의 문제들에 대한 해답을 저절로 얻게 한 것 같은 인상을 주는 것에 공감하기 어려운 면도 있었다. 이 세 달간의 '고행'과 '명상'이 분명 그녀에게 커다란 영향을 주었겠지만, 그 영향이란 건 그 후 또 많은 시간 동안의 '되새김'과 '재창조'를 통해서 아주 서서히 일어나게 된 것이 아닐까.

이 책의 마지막은 그녀가 목적지인 Bridge of the Gods에 도착하는 것으로 끝이 나는데, 그 후 Oregon에 있는 Portland에서 그녀가 새로운 삶을 시작하면서 겪었을 경험들이 무척 궁금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하루 종일 커다란 배낭을 메고 아무도 없는 산과 계곡, 들판을 혼자 하이킹하면서 세 달을 지내다가 -하루에 15-20마일의 산행을 강행하는 동안 계속해서 압력을 받던 발톱들이 하나 둘씩 빠지는 경험을 하기도 하면서- 다시 '속세'로 돌아와 일상의 routine들을 반복하면서 겪었을 그녀의 커다란 'culture shock'은 어떤 것이었을지.

그동안 여러 곳을 하이킹하면서 나도 이미 PCT의 몇몇 부분들을 하이킹 했음을 깨달았다. 하지만 그때는 PCT에 대해 별 관심이 없을 때여서 별로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었고. 이제 앞으로 기회가 될 때마다 이곳 PCT의 부분들을 하이킹하려 생각한다. 한나절에 할 수 있을 만큼의 day hike으로. 이곳을 하이킹하면서 혹 Strayed처럼 장거리 backpacking을 하는 사람들을 마주친다면 이제 보다 재미있는 얘기를 나눌 수도 있을 것 같다.

*PCT에 관한 자세한 정보가 담긴 웹사잇을 발견. 특히 이곳 Southern California에서 PCT를 하이킹할 수 있는 곳들에 대한 정보가 관심을 끈다:
http://www.pcta.org/discover-the-trail/geography/southern-californ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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