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ured Post

Monday, October 31, 2022

Icehouse Canyon 하이킹

10월의 마지막 일요일인 어제 Icehouse Canyon을 하이킹했다. 이곳은 LA 공항에서 북동쪽으로 60마일 조금 넘게 운전해서 가는 거리. Mount Baldy 바로 옆에 있다. 등산로 옆으로 물이 흐르는 계곡이 있어서 한국의 계곡들을 떠올리게 하는 곳. 그 때문인지, 전에 이곳을 하이킹할 때마다 많은 한국 사람들을 보곤 했었다. 언제 마지막으로 이곳을 하이킹했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할 만큼 아주 오랜만에 이곳을 하이킹한 어제는, 하이킹하는 사람들의 수도 전보다 훨씬 적었고, 그 중에 한국 사람들 수도 손에 꼽을 만큼 적었다. 팬데믹을 겪으면서 나타난 변화일까. 

이날 우리 계획은 Icehouse Saddle까지 올라가는 것. 고도 7,500 feet 에 위치한 이 Saddle까지 가려면, 편도 3.6 마일 (왕복 7.2 마일) 거리에 2,600 feet 을 올라가야 하니 결코 쉬운 하이킹은 아니다. 

아침 9시 20분경에 trailhead 파킹랏에 도착. 전에도 거의 그랬던 것처럼 이곳 파킹랏은 차들로 이미 꽉 차 있어서 자리가 없었다. 파킹랏에서 조금 내려간 곳 길 옆에 차를 파킹하고 하이킹을 시작. 아침에 집을 나설 때는 반바지를 입을까, 긴바지를 입을까 잠시 고민하다가 긴바지를 입고 왔는데, 그렇게 하기를 아주 잘했다 싶게 바람이 불고 날씨가 꽤 쌀쌀했다. 

중간중간 멈춰서서 사진도 찍고 주변의 모습도 감상하면서, 꾸준하게 오르막길을 따라 올라가다. 예상치도 못했는데 노랗게 가을 단풍이 든 모습을 볼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낙엽이 많이 떨어져 쌓여 포근하게 땅을 덮고 있는 곳도 있었고. 어떤 나무는 벌써 가을잎을 거의 다 떨궈 많이 무르익은 가을의 정취를 흠뻑 느끼게 했다. 

  
















Saddle이 가까워 오면서, 눈 앞으로 탁 트인 하늘과 능선의 모습들이 보였다. 정말 눈이 시리게 파란 하늘. 구름 한 점 없이.









드디어 Icehouse Saddle에 도착. 10년도 전에 이곳을 찾았을 때 이곳에 있는 긴 나무 그루터기에 앉아 찍은 사진을 생각하고, 같은 곳에서 같은 포즈로 사진을 찍었다. 주변에 서, 너 그룹의 하이커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었고. 우리도 간식을 먹으며 한동안 멋진 주변의 풍경을 즐기다.








휴식을 마치고, 다시 오던 길을 돌아 내리막길을 걸어 trailhead에 도착하기까지 총 다섯 시간의 하이킹. 내려오는 길에 벌써 종아리에 통증이 느껴지기 시작했고. (다음날 다리가 뻐근해 고생좀 하겠다 싶었는데, 과연 오늘 하루 종일 계단을 오르고 내릴 때마다 '아-'하는 신음이 저절로 나왔다.) 시기적으로 아주 딱 좋은 계절에 이곳을 하이킹한 것 같다. 날씨도 아주 맑고 상쾌한데다, 춥지도 덥지도 않아 하이킹하기 좋은 날씨. 곧 이곳에 눈이 내리기 시작할텐데, 그땐 장비 없이 이곳을 하이킹하기 힘들 테고. 

항상 내 기억에 좋은 하이킹 장소로 남아 있던 이곳. 이날의 하이킹은 그런 좋은 기억을 또 한번 새롭게 확인시켜주는 기회가 되었다.



Monday, October 10, 2022

Kings Canyon 국립 공원 여행

지난 7월 초, 독립 기념일 연휴를 맞아 킹스 캐년을 여행했다. LA 공항에서 북쪽으로 약 250 마일 떨어진 이곳은, 수령이 아주 오래되어 우람하고 키가 큰 세쿼이아 (Sequoia) 나무들로 유명한 곳이다. 계곡과 폭포들도 있어서, 한여름 더위를 식혀줄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전에도 몇 번 찾은 적이 있어서 내겐 낮설지 않은 곳. 이번 여행 동안 하루밤은 공원 입구 근처 Grant Grove 지역에 있는 Sunset campground 에서 캠핑을 하고, 그 다음 이틀밤은 공원을 가로질러 Cedar Grove 지역에 있는 Sheep Creek campground 에서 캠핑을 했다. 

7월 1일 금요일 오전에 집을 출발해 오후 늦게 캠프 사잇에 도착. 일단 텐트를 치고, Big Stump Grove로 향했다. 그 이름처럼, 커다란 세쿼이아 나무들을 베어내고 남은 그루터기들을 볼 수 있는 곳. 약 1마일 정도를 하이킹하며 이곳저곳에 흩어져 있는 엄청나게 큰 그루터기들을 신기하게 구경하다. Mark Twain Stump 라고 이름이 붙여진 한 그루터기에는 중간에 계단이 놓여 있어서 그 위까지 올라가 잘린 면 위를 걸어보기도 했다. 그 가운데 틈새로 파릇한 식물이 자라고 있는 것도 보았고. 








하이킹을 마치고 다시 차를 타고 거대한 세쿼이아 나무들을 보러 가다. 이들 나무 중 가장 키가 큰  'General Grant Tree'는 세계에서 두번째로 큰 세쿼이아 나무이고 수령이 천 6백 5십년 가까이 된다고 한다. 이 나무 외에도 키가 무척 큰 나무들을 올려다보기 위해서는 목을 있는 대로 뒤로 젖혀야 했다. 













세쿼이아 나무들을 구경하고 캠프장에 돌아오니 어느 덧 해가 지고 있었다. 덕분에 아주 시간을 잘 맞춰 멋진 sunset을 즐길 수 있었다. 우리 텐트 바로 건너편에서. 








다음 날 아침, scenic byway를 타고 차를 달려 공원 안쪽 깊숙이 위치한 Cedar Grove로 향하다. 'Scenic byway' 라는 이름에 어울리게, 차도 위에서 내려다 보는 이곳의 경치가 장관이었다.





가는 길에 주유소 사인이 눈에 띄어 차를 멈추다. 아무 것도 없는 자연 한가운데 주유소가 있다는 게 신기했다. 바로 옆에 아이스크림 가게도 있어서 더욱 좋았고. 








계속 차를 달려 미리 예약해 놓은 Sheep Creek campground 에 도착. 먼저 텐트를 치고, 주변 지역을 탐험하러 가다. 첫번째로 찾은 곳은 Zumwalt Meadow. 안타깝게도 이곳에 있는 boardwalk을 막아 놓아서, 입구에서 사진만 찍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다음으로 찾은 곳은 Muir Rock. 캘리포니아에 사는 오빠와 조카들이 예전에 여름마다 이곳 킹스 캐년에 캠핑을 오곤 했는데, 그때 찍은 사진에서 조카들이 이 바위 위에서 바로 아래 웅덩이로 뛰어내리는 모습을 본 기억이 있다. 이번 여행 전에 오빠에게 여행 계획을 알렸더니, 'Muir Rock 사진을 꼭 찍어서 올려달라'는 특별 주문이 있기도 했던 차였다.

이 바위에 가까와지면서, 마치 인당수에 뛰어드는 사람들처럼 바위 위에 줄을 지어 차례를 기다리는 한 무리의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근처에는 캠핑 의자를 내놓고 앉아서 뛰어드는 사람들의 모습을 흥미롭게 바라보는 사람들도 있었고.
 









다음 날은 Mist Falls를 하이킹 했다. 이곳은 수년 전에 그룹으로 하이킹을 했던 적이 있는 곳. 그때 아주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어서 언제 기회가 되면 이곳을 꼭 다시 하이킹해야지 생각하고 있었다.

Trailhead에 차를 파킹하고 하이킹을 시작. 이번 여행을 준비하면서 이곳을 하이킹한 사람들이 후기를 남겨 놓은 것을 읽을 기회가 있었는데, 많은 사람들이 우리 여행 바로 며칠 전에 하이킹 하면서 곰과 방울뱀 (rattlesnake) 을 보았다는 얘기를 드물지 않게 남겼었다. 모기가 많아서 고생했다는 글도 있었고. 하이킹 하다가 중간에서 곰을 마주치는 것도 그렇지만, 뱀을 보는 것 또한 질색을 하는 일이라, 폭포까지 올라가는 길 내내 신경이 쓰이기도 했다. 다행히 모기도 없었고, 곰이나 뱀도 마주치지 않았다.      









두 시간쯤을 올라 드디오 폭포에 이르렀다. 수년 전에 왔을 때보다 물이 아주 많이 줄어서 그떄의 장관은 볼 수 없었지만, 그래도 시원하게 쏟아져 내리는 폭포를 보면서 한동안 휴식을 즐기다.










하이킹을 마지막으로 Kings Canyon 여행을 마무리하면서 공원을 나서기 위해 입구를 향해 차를 달리다. 가는 길에 눈 앞으로, 또 길 아래로 펼쳐지는 장관에 차를 멈추고 잠시 사진을 찍으며 감탄도 하고. 






이번 여행을 포함해 그동안 너, 댓번 이곳을 여행한 것 같다. 올 때마다 다른 곳들을 찾아 다양한 즐거움을 경험했고. 아직도 가보고 싶은 곳들이 몇군데 남아 있어서 앞으로 기회가 되면 또 찾고 싶은 곳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