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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July 8, 2018

A Hidden Gem in California: Angels Camp와 Twain Harte 여행

봄 학기를 마치고 여름 학기가 시작되기 전 일주일간의 휴가 동안 여행할 곳을 찾다가 Angels Camp라는 곳을 발견했다. 이곳은 엘에이에서 북(서)쪽으로 350마일 정도 떨어진 곳인데, Yosemite National Park과 북쪽으로 접해 있는 Stanislaus National Forest 바로 서쪽 바깥에 위치해 있다.

6월 10일 토요일부터 14일 수요일까지 5일 동안의 여행 중 첫날은 Twain Harte라는 곳에 묵고, 나머지는 Angels Camp에 묵으면서 주변 지역들을 여행했다. 토요일 오전 늦게 집을 출발해 5번 프리웨이와 캘리포니아 주도 99번 도로를 오랫동안 차로 달리다. 내겐 익숙한 길들. 5번 프리웨이 양옆으로 펼쳐진 구릉들 - 드물게 이곳 저곳에 무리져 있는 녹색 관목들도 있었지만 이제 말라버린 식물들로 거의 모든 곳이 노랗게 덮여 있는 - 의 모습이 평화롭고 포근하게 다가왔다. 거의 평평한 99번 주도를 달리면서는 갖가지 농작물들이 한창 자라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저녁 때가 되어 Twain Harte에 도착. 이곳은 미국의 두 유명한 작가 Mark Twain과 Bret Harte의 이름을 딴 산골 마을이다. Mark Twain이 아직 유명해지기 전 이 지역에서 잠시 살았던 적이 있는데, 이 기간 동안 그는 Angels Camp에 있는 Angels Hotel을 배경으로 'The Celebrated Jumping Frog of Calaveras County'라는 단편 소설을 쓰게 된다. 이 소설은 그에게 작가로서의 첫번째 큰 성공을 가져와 그를 유명하게 만든 작품이 된다. Angels Camp를 비롯한 주변 지역 여기저기에 크고 작은 개구리 상을 쉽게 볼 수 있었는데, 그의 명성을 이용해 관광객들을 끌어들이려는 상술인 듯했다.

이 타운에서 저녁을 먹기 위해 한 식당을 찾았다. 사람이 많아 자리가 나기를 기다리는 동안 식당 입구에 마련된 벤취에 앉아 있었는데, 바로 옆에서 기다리는 두 커플이 서로 나누는 얘기를 듣게 되었다. 한 커플은 이곳서 그리 멀지 않은 다른 도시에 사는데 주말 동안 이곳을 여행하고 있단다. 은퇴 후 살기 좋은 곳을 물색하는 중이라고. 또 다른 커플은 몇년 전 이곳에 이사와 살고 있는데, 이곳서 사는 것에 만족해 하고 있다며 이곳의 좋은 점들을 얘기해 주고 있었다. 우리가 받은 이곳의 인상도 - 비록 이곳서 하루밤만 묵고 다음날 이곳을 떠나 아주 짧은 시간만을 보냈지만 - 나쁘지 않았다.


Twain Harte 마을 입구

지붕이 거의 땅에 닿는 그림같은 집
-Twain Harte

이곳 Twain Harte에서는 Airbnb에 묵었는데, 샌프란시스코에 살다가 이곳에 이사와 살고 있는 사람의 집이었다. 은퇴하기 몇 년 전 이곳에 이사와 그동안 하던 초등학교 교사를 계속 했다고 한다. 개 두 마리와 고양이 한 마리가 가족의 전부. 집도 아주 잘 꾸며져 있었지만, 집 뒷 마당에 나무와 꽃들이 잘 가꿔져 있어 거실 벽면 가득한 유리창 너머로 멋진 정원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새들도 와서 놀다가는. 이날 저녁과 다음날 아침을 먹으면서 이런저런 많은 얘기를 서로 나눴다.

다음 날 아침 체크 아웃을 하기 전, 집주인이 보여줄 게 있다고 하면서 우리를 집 밖으로 안내했다. 따라 나가 보니 대문 바로 바깥, 계단을 내려가기 전 deck 아래에 사슴이 한 마리 방문하고 있었다. 거의 만삭에 가까운 듯 배가 많이 불러 있었고. 매일 아침 이곳을 찾아와 deck 아래에서 한동안 머물고 간단다. 커다란 두 귀를 쫑긋 세우고 우리를 쳐다보는 모습. 만약에 저 사슴이 이곳에 새끼를 낳으면 어떻게 할 거냐고 물었더니, 집 주인은 그것도 이미 마음의 준비를 하고 돌봐주려 하고 있는 듯했다.   





숙소를 떠나 향한 곳은 Pinecrest Lake. Stanislaus National Forest 안에 위치한 이곳에 가기 위해 나무들 빽빽한 숲길을 달리다. 아주 상쾌했고. 드디어 호수에 도착. 이곳엔 캠핑을 할 수 있는 곳도 바로 호수 옆에 마련되어 있고, 피크닉을 할 수 있는 장소도 여러 군데 있어서, 수영도 하고 캬약도 타고 산책도 하면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기에 아주 좋은 곳이었다. 호수 주변을 산책하는 동안 바로 호수 옆에 집들도 여럿 볼 수 있었다. 아침 호수의 잔잔하고 평화로운 모습을 맘껏 즐기며 산책을 하다.


Pinecrest Lake

한 시간 정도 호수가를 산책하고 다시 오던 길을 돌아 차를 세워둔 곳에 오니 그동안 사람들이 많이 도착해 있었다. 카약을 타는 사람들도 더러 보았고. 곧바로 다음 목적지인 Sonora를 향해 차를 달리다.

Sonora는 이 주변의 많은 타운들이 그렇듯 캘리포니아 '골드 러쉬(Gold Rush)' 동안 한창 번성했던 곳. 레스토랑과 가게들이 줄지어 선 다운타운을 잠시 둘러보고, 한 멕시칸 레스토랑에서 점심을 먹었다. Fish taco를 시켰는데 아주 맛있었고.

식사 후 Jamestown으로 향하다. 'Railtown 1897 State Historic Park'을 둘러보기 위해서다. 이곳엔 'Bonanza'와 'Little House on the Prairie' 등, 나에게도 익숙한 몇몇 TV 시리즈나 영화에 쓰였던 증기기관차들이 전시되어 있다.




TV 시리즈 '초원의 집 (Little House on the Prairie)'에 나왔던 기관차




Jamestown을 둘러보고 Angels Camp로 향하는 길에 Mark Twain이 머물렀다는 캐빈에 들렀다. 원래 건물은 화재로 소실되고 그 원형을 본떠 이곳에 재건해 놓았단다. 그를 유명하게 해준 단편소설 'The Celebrated Jumping Frog of Calaveras County'를 이곳에서 썼다고 알려져 있다. 1865년 출간된 이 소설. 당시 이곳서 이 소설을 쓰던 그의 생활을 잠시 상상해 보았다. 아직 그가 유명해지기 전. 작가로서의 성공에 대한 확신이 없었을 수도 있었겠고. 이후에 그가 경험하게 될 그 '엄청난' 성공과 명예에 대해 아직 아무런 생각이나 예감이 없이 이렇게 한 초라한 캐빈에서 자신의 꿈을 펼쳐가고 있었을 그의 모습.

 
Mark Twain cabin




Mark Twain cabin을 뒤로 하고 계속 차를 달려 드디어 Angels Camp에 도착. 가장 먼저 다운타운을 찾았다. 한 건물 벽면에 그려진 Mark Twain의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바로 Angels Hotel - 그의 단편 소설의 배경이 된 곳이다. 이곳저곳에 눈에 띄는 개구리상들.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을 위해 이 타운의 역사를 간단히 설명해 놓은 포스터들도 몇몇 눈에 띄었다.



Angles Hotel 벽면에 그려진 Mark Twain의 모습

다운타운을 지나 곧 숙소에 도착. 이날 저녁은 숙소에서 쉬기로 하고 모처럼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다.

다음 날 아침. Calaveras Big Trees State Park을 찾았다. 이곳은 오래되고, 그만큼 키가 큰 sequoia tree들이 많이 들어서있는 곳이다. 수령이 2,000살까지 되는 나무도 있고, 그 높이가 325 피트에 이르는 나무도 있다고 한다.

먼저 North Grove를 찾아 나무들 사이로 난 산책길을 따라 걸으며 키큰 나무들의 모습을 감상했다. 번개를 맞아 쓰러진 나무들도 있었고, 타다 남은 나무들도 볼 수 있었다.


Calaveras Big Trees State Park







North Grove loop을 따라 산책을 마치고 바로 South Grove를 향해 차를 달렸다. South Grove 근처 Beaver Creek Trail을 따라 잠시 숲속을 산책하고 Beaver Creek에도 내려가 휴식을 취햐다. 한국의 어느 계곡에 온 듯한 느낌. 


Beaver Creek



점심 때가 가까워 Calaveras Big Trees State Park을 나서다. 오후에는 Mercer Cavern을 찾을 계획으로 있어서 이 동굴이 있는 Murphys라는 작은 타운에서 점심을 먹었다. 이곳은 타운을 지나는 중심도로 양 옆으로 와인 테이스팅을 할 수 있는 곳과, 레스토랑, 아이스크림 샾 등이 줄지어 있는 아주 아담하고 예쁜 곳이었다. 전날 묵었던 Airbnb 주인이 추천해 준 레스토랑에서 맛있는 점심을 즐기다.

식사 후 바로 Mercer Cavern으로 향했다. 날씨가 더워서 시원한 동굴을 방문하는 것이 무척 기다려졌다. 우리와 또 다른 커플, 총 4명의 방문객들과 가이드, 이렇게 다섯 명의 조촐한 그룹으로 동굴 '탐험'을 시작. 그렇게 웅장하고 오묘한 곳은 아니었어도 군데군데 '아, 멋지다!' 할 정도의 모습들을 볼 수 있었다. 무엇보다 바깥보다 많이 시원해서 좋았고.


Mercer Cavern






다음 날은 Columbia State Historic Park을 찾았다. Gold Rush 때 지어진 건물들을 아직도 보존하고 있는 곳. 대장간이며 캔디 가게, 옷 가게, 호텔, 레스토랑, 서점 등은 아직도 문을 열고 손님들을 맞고 있었다. 그 당시의 옷을 입고 (TV 시리즈 '초원의 집(Little House on the Prairie')에서 보던 의상을 상상하면 된다). 그 이외에도 신문사, 은행, 치과, 약국 등, 그때의 모습이 그대로 전시되어 있었다.

특히 내 관심을 끈 것은 이곳 박물관에 전시된 자료 중 그 당시 학교와 학생들에 관한 것. 당시 초등학교에 다니던 학생들이 단체로 찍은 사진도 볼 수 있었다. 그 사진을 보면서 1850년대 이곳에서 자라던 그들의 모습을 생각해 보았다. 서부 개척자들의 아이들로 자라던. 그들의 꿈은 무엇이었을까. 그들은 어떤 인생을 살았을까.


Columbia State Historic Park

신문사 건물

학교

학교 교실 안 - 앞쪽에 놓여진 난로와 풍금이 낯설지 않다


교사들을 위한 규칙 (Rules for Teachers)
- 그 당시 교사들이 따라야 했던 규칙들 중 어떤 것은
실소를 자아낼 만큼 엉뚱한 것도 있지만,
그때는 모두에게 진지하게 받아들여졌을 것이다.  

이곳 공원을 다 둘러보고 Murphys로 가서 점심을 먹은 후 근처에 있는 Ironstone Winery를 찾았다. 이곳엔 자그마한 박물관도 있어서 먼저 그곳을 둘러보았다. 그리고 곧 와인 테이스팅룸으로 가서 와인을 한잔 시켜 포도원이 내려다 보이는 테라스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주중이라 그런지 한적해서 더욱 여유로웠고. 그렇게 편안하게 앉아서 잔잔히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평화로운 주변의 모습과 부드러운 와인의 향을 즐기다. 


Murphys 근처에 있는 Ironstone winery에서

이렇게 해서 Angels Camp와 그 주변 지역 여행을 마치고 수요일인 다음날 아침 집으로 향했다. 최근에 우연히 알게된 이곳. 참으로 아기자기하게 다양한 즐길거리들이 있는 곳. 작은 타운들. 그리고 호수와 숲. 마치 숨겨진 보석을 발견하고 가는 듯한 기분으로 이곳을 떠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