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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dnesday, April 3, 2019

캘리포니아의 봄 (3): 양귀비 꽃이 흐드러지게 핀 Walker Canyon에서

올 겨울은 유난히 춥고, 비가 많이 왔다. 풍족한 비 덕분인지 봄꽃들이 예년보다 훨씬 많이 피어서, 이곳저곳에서 'Super bloom!'의 탄성을 올리고 있고.

해마다 봄이면 이곳 LA에서 북쪽으로 70마일 정도 떨어진 Antelope Valley 가득히 양귀비(poppy)꽃이 피어서 사람들이 그 꽃을 보러 몰리곤 하는데, 올해는 처음 이름을 들어보는 Walker Canyon이란 곳에 먼저 이 꽃이 만개해서 한동안 연일 화제에 올랐었다. 이곳은 LA 동쪽(에서 조금 남쪽)으로  60마일정도 되는 곳에 위치한 Lake Elsinore 주변의 캐년 지역이다.

지난 3월 24일 일요일 이곳을 하이킹했다. 그 전 주말에는 한꺼번에 너무 많은 사람들이 몰리는 바람에 이 지역을 한동안 폐쇄했다는 뉴스를 접하기도 했었다. 많은 사람들이 주변 프리웨이에까지 차를 세우고 꽃을 구경하기도 해서 이곳 교통도 큰 혼잡을 겪었다고. 우리가 찾은 주말에는, 전 주의 대혼란을 피하기 위해  근처 Lake Elsinore 아웃렛몰 파킹랏에서부터 셔틀버스를 운행하고 있었다.

이 날도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몰려서 셔틀버스를 타기 위해 1시간 넘게 줄을 서서 기다려야 했다. 드디어 버스에 올라 3마일 정도 떨어진 캐년 입구에 도착하니, 이미 구경을 마치고 다시 아웃렛몰로 돌아가기 위해 셔틀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끝이 안 보일 만큼 긴 줄을 이루고 있었다. 이렇게 까지 해서 볼 가치가 있을 만큼 그렇게 대단한 장관일까- 잠시 회의가 들기도 했다. 하지만, 덥지도 춥지도 않은 아주 맑고 쾌적한 날씨에 눈이 닿는 모든 곳들이 예쁜 꽃으로 뒤덮인 곳에서 상쾌한 공기를 마시면서 하이킹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고생하고 온 보람이 있다고 느껴졌다. 연일 비 내리고 춥고 긴 겨울 동안 하이킹할 기회가 없던 차라, 그 즐거움은 더욱 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