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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day, February 1, 2019

2018년을 마무리한 여행: San Simeon, Cambria, Big Sur, and Santa Cruz

12월 21일부터 25일까지, 한해를 마무리하는 여행을 다녀왔다. 가는 길에 Santa Barbara와 Solvang을 거쳐 San Simeon에서 이틀을 묵고, Big Sur을 경유해 Santa Cruz에서 또 이틀을 묵은 후 오는 길에 Paso Robles에도 잠시 들렀다.

Santa Barbara에서 점심을 먹고 Solvang으로 가는 길. 주도(State Route) 154번을 타고 가다가 246번으로 갈아탔다. 산길을 따라 구불구불한 길을 한참 달리며 눈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경치와 양 옆의 나무들의 모습을 즐기다. 특히 246번 도로를 타고 지나간 Santa Ynez 지역엔 수확을 끝낸 포도원들이 이곳저곳에 펼쳐져 있어서, 갈색으로 물들어 간 마른 포도잎들이 물결을 이루고 있었다. 드문드문 떨어져 있는 집들도 그림 같았고. 아-, 이런 곳에 한동안 와서 글도 쓰고 자연도 즐기면서 지내면 참 좋겠다..., 머리 속에 메모도 했다.

가을이 깊어가는 Solvang 역시 그 어느 때보다 내 마음을 설레게 했다. 금요일 오후라 그런지 그렇게 붐비지 않아서 단풍이 들어가는 나무들이 줄지어 선 거리를 여유롭게 산책하기에 참 좋았다. 이곳에 올 때마다, 내가 미국에 도착한 첫 해 처음 이곳을 찾았을 때의 감동을 되새기곤 한다. 안델센 뮤지엄과 아기자기한 인형과 장식품 가게들.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곳이 Danish bakery들. 이날도 한 베이커리(Mortensen's Danish Bakery)에 들어가 두 종류의 페이스트리를 주문해 감탄하며 먹었고.





그렇게 Solvang에서 잠시 시간을 보내고 곧바로 San Simeon에 있는 숙소로 향했다. 바닷가 근처에 위치한 숙소에 도착하니 해는 거의 져서 희미한 어둠이 내리려하고 있었다.

다음 날 아침 식사 후 바로 앞 비치에서 잠시 시간을 보내다.







잠시 후 이곳 바로 북쪽에 위치한 Piedras Blancas Light Station을 찾았다. 미 연방 정부 shutdown이 발효된 첫날. 이곳은 연방 정부 산하 BLM(Bureau of Land Management) 관할 지역이지만, 아직 문을 닫으라는 지시가 없어서 아침 tour는 예정대로 진행하기로 했단다. 그래서 다행히 이곳 등대가 위치한 곳을 방문할 수 있었다. 말은 '등대 투어'지만, 약 두 시간 동안 계속된 투어 동안 등대 뿐 아니라 이 지역의 자연 환경과 역사에 대한 얘기도 자세히 들을 수 있어 좋았다.










투어를 마치고 근처에 코끼리 바다 표범(elephant seal)들을 보러 갔다. 해안가에 많은 바다 표범들이 누워서 햇살을 받으며 낮잠을 즐기고 있었다. 추운 날씨에 온기를 유지하기 위해서인지, 서로 다닥다닥 붙어 있어서 한마리가 기지개를 켜면 옆에 누워있던 여러마리의 다른 바다표범들이 출렁거리며 같이 몸을 움직였다. 몇 년 전에 이곳을 찾았을 땐 싸우기도 하고 물속에서 놀기도 하며 아주 활발하게 움직이는 바다 표범들을 볼 수 있었는데, 이번엔 거의 모두가 가만히 누워 잠만자고 있어서 그다지 '볼거리'를 제공하지 않았다. 이따금씩 수컷들이 '컹, 컹, 컹'하며 커다란 소리로 몇 번 울부짖는 소리를 내곤 했다.




바다 표범을들 뒤로 하고 Cambria로 향하다. 다운타운에 가서 늦은 점심을 먹고 이곳서 잘 알려진 Moonstone beach를 찾았다. 이곳의 boardwalk을 따라 걸으며 주변의 아름다운 경치와 바다의 모습을 즐기다.





다음 날 아침 일찍 Big Sur로 향하다. 남쪽 끝에서 북쪽 끝까지 관통해 가면서 중간 중간에 차를 멈춰서서 '숨이 막힐 정도로 환상적인' 해안의 모습들을 감상했다.







지난 2011년말 이곳을 찾아 몇몇 곳을 하이킹했던 적이 있다. 이번 여행 동안에는 Hawthorne Gallery를 둘러보고 그 맞은 편에 위치한 Cafe Kevah에서 점심을 먹었다(이곳 까페도 바다를 내려다 보는 절벽 위에 있어서 전망이 좋지만, 그 바로 위에 위치한 Nepenthe restaurant은 더욱 높이서 바다를 내려다 볼 수 있어 인기가 많았다. 덕분에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고).










Hawthorne Gallery

점심을 먹고 계속 차를 달려 Pfeiffer State Park에 도착. 이곳서 잠시 산책을 하기로 하다.





산책을 마치고 Big Sur 거의 북쪽 끝 근처에 이르니 이곳서 아주 유명한 Bixby Bridge의 모습이 보였다. 사진을 찍느라고 길 양옆으로 많은 차와 사람들이 멈춰서 있는 것도 보였다. 우리도 다리를 건너 바로 길 옆에 차를 세우고 이 다리의 모습과 주변의 경치를 한동안 즐기다.

이곳에서 북쪽으로 더 차를 달리면서 몇몇 곳에서 차를 세우고 Big Sur을 떠나기 전의 경치들을 감상했다.


Bixby Bridge








Big Sur을 벗어나 이날 저녁을 묵기로 계획한 Santa Cruz를 향해 계속 차를 달리다. 해안을 따라 나있는 작은 도시 Santa Cruz. UC(University of California) Santa Cruz를 제외하고는 이곳에 대해 별로 아는 게 없었지만, 몇몇 지인들로부터 작지만 아름다운 도시라 한번 가볼 만하다고 추천을 받은 적이 있었다.

Santa Cruz에 도착하자마자 우선 다운타운에 가서 저녁을 먹었다. 크리스마스를 눈앞에 두고 있어 다소 들뜬 분위기. 거리에서 음악을 연주하는 버스커들도 드물지 않게 볼 수 있었고.

다음 날 아침, 이곳서 잘 알려진 증기 기관차 투어를 하기 위해 Roaring Camp를 찾았다. 아침부터 겨울비가 내리고 있어서 사람이 차지 않아 투어를 하지 않으면 어쩌나 걱정하면서 갔는데, 도착하니 예상과 다르게 많은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다. 바로 우리 앞에서 표가 다 매진되는 사태가...  우리 앞에서 마지막으로 표를 산 가족은 외국에서 이곳을 여행하고 있는 듯 여권을 가지고 있었고. 그래도 우리는 다음에 이곳에 올 기회가 어렵지 않게 있는데, 외국서 온 이 가족이 표를 산 것이 다행이라 여겨졌다.






Roaring Camp를 잠시 둘러보고 바닷가에 위치한 Surfing Museum에 갔는데, 이곳은 크리스마스 이브라 문을 닫았다. 해서 해변을 따라 차를 달려 Santa Cruz Beach Boardwalk으로 향하다.





Santa Cruz Beach Boardwalk은 마치 'wonderland'에 와 있는 듯한 기분을 들게 했다. 롤러 코스터를 비롯한 놀이기구와 캔디 가게, 기념품 가게들이 알록달록한 색깔로 줄지어 있는. 이곳도 크리스마스 이브라 거의 모든 가게들이 문을 닫고 있었다. 겨울비가 내리는 가운데 한적한 모습이었지만, 또 그런대로 독특한 운치를 자아내고 있었다.





다음날 아침, 집으로 향하기 전에 전날 찾았던 Boardwalk 근처의 pier에 잠시 들렀다. 크리스마스 아침. 아직 거의 모든 레스토랑과 가게들이 문을 닫고 있었고.

비내리던 전날의 날씨와는 대조적으로 아주 맑은 겨울 날씨. 쌀쌀한 기온과 함께 상쾌함을 더해 주었다. Pier 아래를 내려다 보니 기둥을 연결하는 널빤지 위에 바다 표범들이 무리를 지어 자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그리 넓지 않은 곳인데 떨어지지 않고 평형을 유지하면서 서로 기대어 잠들어 있는 모습이 우습기도 하고 재미있기도 했다.










Pier를 떠나 이곳서 멀지 않은 비치를 찾아 한동안 산책을 하다. 해변가에 있는 절벽들에 파도들이 철썩철썩 부딪치는 것을 즐기면서. 때로 아주 커다란 물보라를 이루는 것에 탄성도 지르다. 참 평화로운 아침의 모습. 내가 사는 곳에서 보는 비치들과는 또 다른. 이곳 Santa Cruz에 대한 좋은 기억을 안고 집으로 오는 길에 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