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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day, August 25, 2017

와인과 등대, 그리고 오랜 친구들과의 만남이 좋았던 여행: Trip to Napa Valley, Sonoma County, Point Reyes, and others.

지난 8월 1일, 여름 학기 성적을 제출하자마자 일주일 예정으로 여행을 떠났다. 집에서 너무 멀지도, 너무 가깝지도 않은 곳을 물색하다가 한번도 가 본 적이 없는 Napa Valley 쪽으로 결정. 주변의 다른 지역들도 둘러보고, 오는 길에 Bay Area에 사는 친구들도 만나볼 수 있어 더욱 좋을 것 같아서다.

화요일인 8월 1일, 점심 때가 가까워 집을 출발. 처음 3일 동안을 머물기로 예정한 Vallejo라는 곳에 저녁 때가 되어서야 도착. Napa Valley 남쪽에 위치한 이곳에서 머물면서 주변의 몇몇 곳들을 여행하기로 하다.

다음날인 수요일 아침, 가장 먼저 Napa Valley Welcome Center를 찾아 이곳에 4백여 개가 넘게 있다는 와이너리들에 대한 정보와 지도를 얻었다. 몇몇 와이너리들을 추천 받기도 하고.

가장 먼저 찾은 곳은 Robert Mondavi Winery. 와인에 대한 지식이나 마신 역사가 짧은 내게 가장 익숙한 이름. 평일 아침이라 붐비진 않았지만, 그래도 여러 명의 방문객들과 한 그룹의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우리는 와인 테이스팅을 하는 대신, 목록에 있는 한 와인을 글래스로 시켜 바깥 테라스에 자리를 잡고 앉아 여유롭게 그 향을 즐겼다. 바로 눈앞에 보이는 포도원의 모습과 함께.

계속해서 Raymond Vineyards와 Beringer Vineyards에 들르다. 전에 Paso Robles를 찾았을 때 언덕 위로 물결을 이루며 펼쳐진 포도원들의 모습을 보며 감탄했던 것과 비교하면, 이곳에서 찾은 몇몇 와이너리와 포도원들은 기대했던 것만큼 그리 만족스럽지는 않았다. 한편으론 이날 날씨가 무척 더워서 그다지 신이 나지 않았던 까닭도 있겠고.


Robert Mondavi Winery
Robert Mondavi Winery


Robert Mondavi Winery

Raymond Vineyards -
'Theater of Nature'

몇몇 와이너리들을 둘러보고 CIA(The Culinary Institute of America)를 찾았다. 이곳 카페에서 점심도 먹고, 이곳서 만든 초코렛도 맛보았다. 카페 바로 옆 기념품 가게에는 요리하는 것을 편리하게 해 줄 다양한 종류의 고안품들을 판매하고 있었는데, 기발한 상품들도 많아서 한동안 재미있게 가게 안을 둘러 보았다. 갖가지 김치를 만드는 법을 포함해 여러 종류의 요리책들도 판매되고 있었다.


The Culinary Institute of America




The Culinary Institute of America


The Culinary Institute of America


CIA를 나와 오던 길을 돌아오는 길에 Black Stallion Winery와 Andretti Winery를 찾았다. 가는 길에 놓친 Napa Valley welcome sign 앞에서도 차를 멈추고 사진을 찍다.



Black Stallion Winery

Black Stallion Winery

Andretti Winery

Napa Valley welcome sign




저녁 때가 가까워 아침에 찾았던 Napa Valley Welcome Center가 위치한 타운으로 돌아왔다. 아침에 추천 받은 Jazz Club에 가서 한낮 동안 더위에 지친 몸을 쉬며 한 커플의 음악을 감상하다. 피아노를 치는 남편과 노래를 부르는 부인 - 중간중간 주거니받거니 이야기도 서로 나누면서 '즐기듯이' 노래를 부르던.

한동안 그렇게 재즈를 감상하고, 근처 Oxbow Public Market을 찾다. 아침에 Welcome Center의 한 가이드로부터 얘기 듣기로는 Seattle에 있는 Pike Place Market과 비슷하다고 했지만, 이곳은 그 규모나 다양함에서 Pike Place Market에는 미치지 못했다. 그래도 몇몇 오픈 레스토랑들과 가게들로 붐볐고. 우리는 이곳에 있는 한 피자 레스토랑에서 피자를 시켜 바깥의 테라스에 앉아 지나는 사람들을 구경하며 저녁을 먹었다.

식사 후 Napa River를 옆으로 끼고 나 있는 이곳 Napa town을 산책하다. 아기자기한 가게들, trendy한 레스토랑과 bar들, 아이스크림 가게, 그리고 흔히 보는 것과 완전히 다른 모습을 하고 있는 Starbucks의 모습 등을 즐기면서.



Napa town 옆을 돌아 흐르는 Napa River


다음 날은 Marin Headlands를 찾았다. 이곳은 Golden Gate Bridge를 사이에 두고 San Francisco 북쪽에 위치해 있는 곳. 군사 요새와 시설들이 있던 이곳엔, 지금은 Marine Mammal Center가 위치해 있고, Nike Missile 저장고도 역사적 기록을 위해 보존되어 방문객들에게 공개되고 있었다. Rodeo Lagoon을 한바퀴 돌며 산책을 즐긴 후 이곳들을 찾았다.


Rodeo Lagoon

Rodeo Lagoon



Rodeo Lagoon

Rodeo Lagoon

Marine Mammal Center 근처에 전시해 놓은 고래 뼈들.
이곳은 근처 바다(가)에서 다치거나 병든 해양 동물들을 구조해다가
돌보는 곳. 다시 회복되면 바다로 돌려보내는 일을 한다.

Marine Mammal Center 근처의 고래 뼈들

Marine Mammal Center

Nike Missile site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며 Nike Missile site을 방문한 뒤 Marin Headlands를 나서다. 다음으로 향한 곳은 Sausalito. 전에 몇 번 찾은 곳이 있는 이곳. 평일임에도 관광객들로 몹시 붐볐다. 거리에서 지나치는 사람들이 여러가지 다른 언어들을 쓰고 있는 것을 쉽사리 들을 수 있었다. 한국어도 간간이 들렸고. 이곳서 점심을 먹고 근처 marina까지 산책하다.


Sausalito


오후에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Muir Woods에 잠깐 들러 하이킹을 하다.


Muir Woods





금요일인 다음 날 찾은 Point Reyes는 이번 여행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곳. 해안 위 절벽으로 난 길(Tomales Point Trail)을 하이킹하며 보았던 바다와 언덕들의 모습도 좋았지만, 특히 이곳에 있는 등대와 그 등대로 이르는 길은 절로 한숨이 나올 만큼 아름다웠다.



Point Reyes Earthquake Trail

Point Reyes Earthquake Trail -
1906년에 있었던 큰 지진으로 사진에서 계단 왼쪽으로 보이는 울타리가
사진 위쪽에선 오른쪽으로 많이 옮겨간 것을 볼 수 있다.

Point Reyes Earthquake Trail


Point Reyes - Tomales Point Trailhead

Point Reyes - Tomales Point Trailhead


Point Reyes  Tomales Point Trailhead 근처의 dairy farm. 
지금은 모두 비어 있지만 그 건물들은
그대로 보존하고 있다.



Point Reyes - Tomales Point Trail

Point Reyes - Tomales Point Trail

Point Reyes - Tomales Point Trail

Point Reyes - Tomales Point Trail

Point Reyes - Tomales Point Trail

Point Reyes - Tomales Point Trail


Point Reyes Lighthouse로 가는 길 입구에 놓인 나무 -
오랜 세월 거센 바람에 견뎌온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Point Reyes Lighthouse로 가는 길 입구에서 바라본
Point Reyes Beach

Point Reyes Lighthouse로 가는 길 -
사진 위쪽에 등대가 보인다.

Point Reyes Lighthouse로 가는 길 -
3백여 개의 계단을 내려가야 한다.





Point Reyes Lighthouse 안에서 올려다 본 등대



등대에서 나와 다시 3백여 개의 계단을 올라가다


등대를 보고 Point Reyes를 나서다. 근처에 있는 아주 작은 마을을 지나면서 한 까페에 들러 점심을 먹고.


Point Reyes 근처의 한 카페


다음날은 토요일. 아침에 Sonoma County에 있는 와이너리들을 찾았다. Cline Cellars, Jacuzzi Vineyards, 그리고 Buena Vista Winery 등. 이날 날씨가 덥지 않아 다니기가 편했던 까닭도 있겠지만, 3일 전에 갔었던 Napa Valley에 있는 와이너리들보다 이곳의 와이너리들이 마음에 들었다.

Cline Cellars에 갔을 때는 바로 옆에 있는 'The California Missions Museum'에도 들렀다. 캘리포니아에 있는 역사 깊은 mission들의 모형들을 전시하고 있는 곳. 이곳에서 모형들을 하나 둘 보는 동안 잔잔하게 울려나오는 피아노 음악이 내 관심을 끌었다. 바로 Debussy의 'Reverie'! 내가 전곡을 연주할 수 있는 몇 개 안되는 레퍼토리 중의 하나. 뮤지엄 한 쪽에 있는 책상 앞에 앉아 이곳을 관리하고 있는 나이 지긋한 여자에게 그 얘기를 했더니 자기도 좋아하는 음악이라고 한다. 그렇게 시작된 대화는 이런저런 얘기들로 이어졌고, 나중에는 굳이 우리들 사진을 찍어주겠다고 자청해 한 모형 앞에서 몇 장의 사진을 찍기도 했다.

이곳에서 바로 길 건너에 위치한 Jacuzzi Vineyards는 아래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야외에서 연회를 할 수 있게 잘 꾸며놓은 곳이 마음에 들었다. 한쪽엔 코스모스가 한창 피어 있어 보기 좋았고. 그 앞으로는 포도밭이 펼쳐져 많은 방문객들이 그 사이사이에서 사진을 찍기에 바빴다.


Jacuzzi Vineyards

Jacuzzi Vineyards



Buena Vista Winery는 들어가는 입구부터 다른 곳과 달랐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와이너리까지 걸어 올라가는 길 곳곳에 이곳에 대한 역사와 소개가 실린 표지판들이 여러 개 세워져 있었고. 나무들과 주변의 모습이 어울려 상쾌함을 더해 주었다. 잠시 산책을 하기에도 아주 좋은 곳.


Buena Vista Winery

Buena Vista Winery

Buena Vista Winery

Buena Vista Winery

Buena Vista Winery

Buena Vista Winery



이렇게 Sonoma County에 있는 몇몇 와이너리를 둘러보고 이곳 다운타운에 가서 점심을 먹었다. 멋진 레스토랑들과 예쁜 가게들이 줄지어 있는 곳. 이곳에 있는 아이스크림 집도 마음에 들었고.

이날 오후와 다음날인 일요일엔 Bay Area에 사는 친구들을 찾았다. 내 친구와 Aaron의 친구들. 아주 오랜만에 보는 오랜 친구들- '오랜 친구'는 오랜만에 보아도 정겹다. 그동안의 쌓인 얘기로 시간가는 줄 몰랐고.

월요일 집으로 오는 길에 Paso Robles에 들렀다. 몇년 전 이곳을 처음 찾았을 때 내게 아주 좋은 인상을 주었던 곳. 그래서 그 후로 한번 더 찾았었고. 이번에도 근처를 지나는 길에 이곳에서 점심을 먹고 몇 군데 와이너리를 둘러보다. 역시 마음에 들었던.


Paso Robles의 한 와이너리


Paso Robles의 한 와이너리



Paso를 떠나 한동안 차를 달려 집에 도착. 일주일 간의 여행-- 많은 곳들을 찾았고, 마음에 드는 여러 와인들을 맛보았던. 그리고 등대로 향하는 3백여 개의 계단을 내려가며 눈앞에 펼쳐지는 '환상적인' 모습에 넋을 잃었던. 아, 그리고 오랜 친구들과의 만남도. 여러가지 모양을 한 나무들과 숲. 차를 타고 지나치며 본 한무리의 elk들. 문명에서 그리 멀지 않으면서도, 문명을 떠나 자연의 한 가운데 온 것 같은 느낌을 주었던 곳들. 하루를 끝내고 잠자리에 들었을 때 아련하게 추억해 볼 아름다운 모습들을 머리 속에, 그리고 가슴 속에 가득 담아온 여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