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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day, June 24, 2022

재미있는 선인장들을 맘껏 볼 수 있었던 여행: Saguaro National Park in Arizona

지난 해 (2021년) 연말 일주일 동안 Saguaro 국립 공원을 여행했다. 애리조나주에 있는 이 국립공원은 투산(Tucson)을 가운데 두고 동쪽과 서쪽 두 곳으로 나뉘어져 있다. 그 이름이 말해주듯, 이곳은 동서남북 어느 곳을 둘러보아도 사구아로(Saguaro) 선인장들로 가득한 곳이다. 

여행 첫날인 12월 24일. 집에서 5백마일 가까이 떨어진 Tucson에 가기 위해 하루 종일 차를 달렸다. 애리조나주 피닉스를 지나면서 비가 엄청나게 퍼붓기 시작했다. 앞이 거의 안보일 정도로. 운전이 좀 힘들기는 했지만, 덕분에 온통 검은 구름으로 뒤덮인 하늘, 그리고 그 가장자리를 둘러 생긴 틈으로 파란 하늘이 살짝 보이는 멋진 모습을 즐길 수 있었다. 







투산에 머물면서 하루는 이곳 서쪽에 있는 사구아로 공원을 찾고, 또 하루는 동쪽 공원에서 시간을 보냈다. 두 팔을 하늘로 들어올리고 있는 모습을 한 사구아로 선인장들이 끝도 없이 계속되는 곳. 드물지 않게 아주 재미있는 모습을 하고 있는 선인장들도 볼 수 있었다. 엄청나게 많은 수의 팔들을 벌리고 있는 선인장도 있었고.























이곳 국립공원을 산책하는 동안 볼 수 있었던 petroglyphs. 바위 표면에 새겨 놓은 다양한 그림들.








또 하루는 서쪽 공원 근처에 있는 Arizona-Sonora Desert Museum을 찾아 선인장을 비롯한 사막의 식물들, 파충류들, 그리고 mountain lion, fox, javelina 등을 비롯한 몇몇 동물들도 구경했다. (Mountain lion을 실제로 보기는 처음이었는데, 그 크기가 생각보다 커서 놀랐다. 하이킹을 하면서 '이 지역에서 mountain lion을 보았다는 최근 보고가 있으니 조심하라'는 경구를 자주 보는데, 이렇게 큰 동물이라면 실제 하이킹하가다 맞닥뜨려 공격을 받게 되었을 때 '싸워 물리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이곳 Desert Museum에서 본 다양한 모습의 선인장들. 아래 사진에서 볼 수 있는 하트 모양의 선인장이 내 눈길을 끌었다. 마치 'Hello!'하면서 나에게 말을 걸어오는 것 같은 모습.









이번 여행 동안 찾았던 Tucson Botanical Gardens에서 보았던 선인장들 중엔, 도저히 살아있는 식물이라고 믿겨지지 않는 모습의 선인장도 있어 눈길을 끌었다. 그냥 돌덩이처럼 보이는.













이곳 식물원에는 자그마한 실내 나비 정원도 있었는데, 그리 나비가 많지는 않았지만 이날 내가 입고 있던 빨간 외투 색깔 때문인지 나비들이 내 어깨와 팔 위에 앉아 또 다른 즐거움을 주었다. 







투산에 머무는 동안 거의 하루 꼬박 시간을 내어 찾았던 Pima Air and Space Museum. 여객기, 전투기, 대통령 전용기들을 비롯한 갖가지 비행기들이 전시되어 있는 곳. 비행기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하루 종일 이곳에서 행복한 시간을 보내기에 족할 만큼 많은 비행기들을 볼 수 있는, '비행기 천국'이었다. 



여행하면서 기회가 될 때마다 대학교 캠퍼스들을 찾곤 하는데, 이곳 투산에 있는 동안에도 애리조나 주립대 캠퍼스를 찾았다. 숙소에서 그리 멀지 않아서, 오며 가며 이곳 캠퍼스와 학교 앞에서 잠시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추운 날씨에 이곳 학교앞에 있는 한 프랑스 빵집에서 따뜻한 코코아를 시켜 두손으로 감싸쥐고 마시며 모처럼 한겨울의 정취도 느껴보고.  




투산에서 보낸 4일 동안의 짧은 여정을 마치고, 12월 29일 아침 투산을 떠나 오후에 라스 베거스에 도착. 이곳서 이날 저녁을 보내고 다음날인 30일 집에 돌아왔다. 

처음 이곳 여행을 계획하면서는, 선인장밖에 없는 이곳 국립공원을 며칠간 여행하는게 너무 단조롭지 않을까 염려하기도 했는데, 여행 중에 본 다양한 모습의 선인장들이 이번 여행의 묘미를 더했던 것 같다. 이번 여행 덕분에 이제 산책하거나 하이킹하면서 보는 선인장들의 모습에 더욱 흥미를 갖게 되기도 했고. 그전에는 그냥 '선인장'이라는 말로 그들을 뭉뚱그려 별다른 관심도 두지 않았었는데, 이제는 나름의 독특한 모습을 하고 있는 서로 다른 종류의 선인장들이 눈에 들어오게 되었다. 그래서 때론 멈춰서서 그들의 모습을 살펴보게도 되고. 그런 면에서 내겐 또다른 선인장의 세계를 열어준 여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