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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urday, May 17, 2014

A Trip to Southern Utah - Antelope Canyon, Wire Pass, Zion, and more

지난 3월 마지막 주 일주일간의 봄방학을 이용해 유타(Utah)주 남부를 여행했다. 이곳에 여행을 계획하게 된 주된 이유는 Wave라는 곳을 가보기 위해서였다. 어느 웹사잇에서 우연히 이곳의 사진을 보고 믿겨지지 않을 만큼 경이로운 자연의 모습에 매료된 후로 꼭 한번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오던 터였다. (다음 웹사잇에 가면 Wave에 관한 간단한 설명과 함께 그 모습을 볼 수 있다: http://www.utah.com/playgrounds/the_wave.htm)

3월 22일 토요일 오전 집을 출발. 목적지인 유타주 남부의 작은 도시 Kanab까지는 500마일에 가까운 거리. 가는 길에 Las Vegas에 들러 늦은 점심겸 저녁을 먹고 밤 9시가 조금 넘어 Kanab에 도착했다. 아주 고요한 마을. 작지만 참 단정하단 첫 인상을 받았다.

이튿날 아침 Wave에서 하이킹 할 수 있는 허가(permit)를 받기 위해 visitor center에 갔다. 하루에 스무명 (인터넷으로 10명, 현지에서 10명)에게만 허가를 내주고 있는데, 거의 언제나 이보다 많은 신청자들이 몰려 높은 경쟁률을 보인다고 한다. 인터넷으로 허가를 받으려면 4개월 전에 미리 신청을 해야 한다. 현지에서 매일 10명에게 주는 허가는 아침 9시마다 Kanab에 있는 visitor center에서 그날의 신청자들 중에서 추첨으로 10명을 뽑아 그 다음 날의 하이킹 허가를 주고 있다.

9시 5분전쯤 이곳 visitor center에 도착하니 벌써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미국 전역 여러 곳에서 온 사람들 -더러 다른 나라에서 온 사람들도 있었다-이 함께 인사를 주고 받으며 추첨을 기다리는 모습들이 하나같이 신나 보였다. 9시가 되자 이곳 센터 직원들의 간단한 설명과 함께 곧 추첨이 시작되었다. 미리 접수해 놓은 신청서 하나하나에 번호를 매기고, 그 번호들이 적힌 탁구공만한 공을 추첨기에 넣고 돌리면서 한 번에 공 하나씩을 뽑아 당첨자를 결정했다. 어떤 그룹은 대, 여섯명이 있는 그룹도 있어서, 이런 그룹의 번호가 처음에 뽑히면 남은 자리 만큼만 다음 사람들을 추첨하게 된다. 때문에 오직 한명만 있는 번호가 뽑히면 사람들이 탄성을 지르며 좋아했다. 센터 직원의 집계에 따르면 이날 110명이 넘는 사람들이 신청을 했다고 한다. 추첨 결과 결국 허가를 받지 못했고.



Visitor center 직원이 Wave 하이킹 허가를 주기 위해 추첨을 하고 있다.
사진에는 보이지 않지만, 통로에 줄지어 서 있는 사람들까지 합쳐
이날 백명이 넘는 사람들이 10개의 허가를 놓고 경쟁을 벌였다.

우리가 Kanab에 머물면서 허가를 신청한 5일 동안, 매일 백명이 넘는 신청자들이 몰려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결국 허가를 받지 못해 이번 여행동안  Wave에 가 볼 기회를 갖지 못했지만, 이곳 주변의 다른 곳들을 둘러 보면서 자연의 신비함을 깊이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센터 직원의 추천을 받아 이날 첫번째로 간 곳은 Toadstools라는 곳. 찾아보니 toadstool이라는 이름은 버섯의 일종을 가리키는 것이라 한다. 1 마일이 채 안되는 거리를 걸어 들어가니, 정말 버섯 모양의 돌기둥들을 여기저기 볼 수 있었다.







그 다음에 바로 Wire Pass로 향했다. 이곳에 가기 위해선 8 마일정도의 비포장도로를 운전해 가야 했다. 어떤 곳은 길이 많이 거칠고 울퉁불퉁해서 차가 많이 흔들렸다. Trailhead에 도착하니 열 대 정도의 차가 벌써 와 있었다. 1마일 안되게 걸어들어가니 거대한 두 개의 바위틈으로 길이 난 곳이 시작되었다. 구불거리는 틈을 따라 걸으며, 양 옆으로 보이는 커다란 바위 벽의 아기자기한 모습을 즐겼다.












Wire Pass의 한 바위 벽면에 새겨진 Petroglyph.

Canyon안에 몇 군데 물이 고인 곳을 지나야 했는데,
이곳은 무릎까지 올 정도의 깊은 웅덩이가 놓여 있었다.


이날 저녁 Kanab에 있는 숙소로 돌아와 근처 레스토랑에서 저녁을 먹었는데, 작은 도시임에도 꽤 괜찮은 곳이었다. 음식도 좋았고 실내 분위기도 마음에 들었다.

다음날은 Cotton Canyon road를 따라 운전하며 주변의 Cottonwood Narrows와 Grosvenor Arch에 가보았다. 30마일가량 비포장 도로를 운전했는데, 군데군데 도로 상태가 거친 곳도 있었고 주변의 경치가 별로 멋있지도 않아서 다소 지루하단 느낌을 받았다. 전 날 Wire Pass에서 받은 감동이 너무 컸기 때문인지 이곳들을 찾았을 땐 그냥 덤덤한 느낌이었다.



다소 지루하게 비포장 도로를 운전해 가다가
Cottonwood Narrows가 있는 이곳에 다다르니
눈 앞에 그림 같은 언덕길이 펼쳐졌다

Cottonwood Narrows


Grosvenor Arch

돌아오는 길은, 비포장 도로를 운전하는 걸 피하기 위해 다시 같은 길을 돌아오지 않고 계속 북쪽으로 운전해 가다가 Highway 12를 탔다. 중간에 Bryce Canyon을 지났는데, 2년 전 이곳에 여행했던 기억이 생생하게 되살아났다 (2012년 6월 23일자 blog 참조). 그때 이곳에 금환식(annular eclypse)을 보러 왔던 부부 - 남편은 독일인이고 부인은 스페인 사람인 -와 함께 저녁을 먹었던 레스토랑에 들러 늦은 점심을 먹었다.  

다음 날 목적지는 Antelope Canyon과 Horseshoe Bend. Kanab에서 70 마일 정도 떨어진 Page라는 도시 주변에 위치하고 있다. Antelope Canyon은 이 지역에서 가장 유명한 곳 중의 하나인데, 안내 책자 표지에 실린 사진들을 보면 햇빛을 받아 빛나는 canyon 벽의 모습들이 무척 신비로워 보인다. 북쪽과 남쪽, 두 곳에서 접근할 수 있는데, 북쪽에 있는 canyon이 더욱 장관이라는 평판이었다. Group tour를 통해서만 이곳에 갈 수 있는데, 평판 때문인지 이곳을 찾는 사람이 많았다. 햇빛의 방향에 따라 canyon 안벽의 모습들이 달라 보이는데,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볼 수 있는 때는 한 낮. 그래서 이 시간대는 다른 시간대에 비해 더 많은 요금을 내야 했다. 이곳은 Navajo Indian Researvation 구역이라 인디언들이 tour를 운영하고 있었다.

예약된 시간에 출발 지역에 모여 트럭 뒤에 올라타고 -양쪽으로 길다란 방석을 설치해 놓아서 사람들이 마주보고 앉게 되어 있는 - 10분정도를 달렸다. 진흙 바닥을 달렸는데, 길이 마르긴 했지만 비가 왔을 때 패인 타이어 자국들이 그대로 남아 있어서 길이 많이 울퉁불퉁했다. Driver를 겸한 tour guide의 말대로 덜덜 떨리는 의자 위에 앉아서 '전신 마사지'를 받는 것 같았다.

뒤를 개조해 앉을 수 있게 만든 트럭.


Canyon 입구에 도착. 밖에서 보는 모습은 별로 특별할 것이 없어서, 사진에서 본 황홀할 정도의 아름다움을 상상하기 힘들었다.





하지만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신비롭고 아름다운 모습들이 펼쳐지기 시작했다. 천정의 열린 틈으로 햇빛이 들어오면서 바위 벽들의 자세한 디테일이 드러나 마치 유화에서 붓의 터치를 그대로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또한 벽면의 굴곡에 따라 다양한 색들의 gradation을 볼 수 있어서, 카메라의 한 프레임, 프레임이 그대로 한 폭의 멋진 회화같은 놀라움과 감동을 주었다.  계속되는 감탄 속에 숨을 죽이고 그 모습 하나하나를 찬찬히 관찰했다.  머리 속에, 그리고 가슴 속에 오래오래 새겨두고 싶은 이미지들이었다. 



















입구의 반대쪽을 통해 다시 Canyon 밖으로  나가기까지의 거리는 얼마되지 않았다. 보통 속도로 걸어간다면 10분도 안 걸릴까. 하지만 계속 멈춰서서 바위벽들을 감상하고 사진을 찍느라 실제로 보낸 시간은 한시간 가까이 되는 것 같았다. 게다가 많은 관광객들로 붐벼서 때로는 한쪽 벽에 모여서서 다른 그룹이 지날 때까지 기다려야 할 때도 있었다. 여름 휴가 철 성수기에는 이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로 붐벼서 canyon 안이 빼곡히 채워질 정도라고 한다.

다음 목적지는 이곳서 멀지 않은 Horseshoe Bend. 가는 길에 근처 멕시칸 레스토랑에서 점심을 먹었는데, 식사 후에 서빙하는 사람에게 정말 맛있었다고 말할 만큼 흡족한 점심이었다.

Horseshoe Bend 파킹랏에는 많은 차들이 세워져 있어서 인기 높은 관광지임을 확인케 했다. 차에서 내리자마자 한국말이 들려왔다. 반가운 마음에 쳐다보니 한국인 가족 네 명이 사진을 찍고 있었다. 미국에서 여행하면서 한국말을 들을 기회가 드물지 않게 있지만, 이곳에선 아직 한국 사람들을 볼 기회가 없었던 차였다.

1마일이 안되는 거리를 걸어가자 바닥이 움푹 파여 절벽이 시작되는 곳이 보이기 시작했다. 절벽 아래로 콜로라도 강이 흐르고 있는데, 강 위에 한 척의 배가 이곳 bend를 따라 항해하는 것도 보였다. 절벽 가장자리에는 사진을 찍는 사람들로 붐볐다. 절벽 끝에 가까이 갈 수록 좀 더 나은 구도의 사진을 찍을 수 있었는데, 아래로 난 낭떠러지 때문에 가슴이 조마조마했다.









한동안을 이곳에서 머물며 신기한 자연의 모습을 감상하고 다시 파킹랏에 돌아가는 길에 언덕 위에 지어진 gazebo가 있어 잠시 쉬어갔다. 옆에서 쉬고 있는 한 커플과 얘기를 나눴는데 캐나다에서 온 여행객들이었다. 그리고 잠시 후에, 파킹랏에서 보았던 한국인 가족들이 이곳에 쉬어가기 위해 들어왔다. 얘기를 나눠 보니, 아이들이 그동안 캐나다에서 공부하다가 한국으로 들어가는 길에 온 가족이 여행을 하는 중이라고 했다. 그 가족들도 한국 사람을 만난 걸 참 반가워했다.



        

다음날은 아침부터 날씨가 흐리고 비도 간간이 내렸다. 이날 오후에는 이곳서 잘 알려진 'Best Friends Animal Society'가 운영하는 동물 보호구역을 찾았다. 주인 없는 동물들을 맡아 보살펴 주는 animal shelter다. 차를 타고 돌아봐야 할 만큼 넓은 지역에 걸쳐 고양이, 말, 토끼, 개, 새 등등 여러 종류의 동물들이 그룹을 지어 살고 있는 곳.

이튿날 아침, 마지막으로 Wave 허가 추첨에 갔다가 - 앞에서 얘기한 대로 5일째 신청을 했는데 결국 허가를 받지 못했다 - 바로 Zion 국립공원으로 향했다. 가는 길에 Salmon Sand Dune에 잠시 들르다.










Zion 국립 공원은 2년전 Bryce Canyon에 가기 전에 잠시 들러 몇 시간을 보낸 적이 있다. 이곳 국립공원으로 들어서자 파릇하게 새 잎이 돋기 시작한 나무들의 모습이 아주 상큼하게 느껴졌다. 내가 사는 곳에선 보기 드문 '신록'의 모습을 맘껏 즐기며 Springdale에 있는 숙소로 향했다. 이곳은 아주 작은 마을로 Zion을 찾는 사람들을 위한 숙박 시설과 레스토랑들로 가득했다.





오후에 공원을 차로 둘러보고, 다음날 하이킹을 계획하고 있는 Angels Landing을 보러 갔다. 하이킹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이곳 Zion의 백미로 꼽히는 곳이다. 이곳 정상에 가기 위해선 가파른 길을 올라야 하는데다가 양 옆으로 절벽이 나 있는 곳도 있어서 고소 공포증이 있는 사람들에겐 이곳서 하이킹하는 것을 자제하도록 권유하는 안내문도 본 적이 있다. Trailhead에도 위험을 경고하는 안내문이 세워져 있었다. 실제로 그동안 몇몇 등산객들이 떨어지는 사고가 일어났다고 한다. 아래서 보는 정상의 모습은 그저 아름다워 보였다.

이튿날 아침을 먹고 바로 하이킹을 하러 갔다. 예상했던 것처럼 많은 등산객들로 붐벼서 파킹랏엔 이미 자리가 없었고 길 옆으로도 많은 차들이 세워져 있었다. 우리도 길 옆에 파킹을 하고 등산을 시작.







처음 얼마동안은 경사가 심하지 않은 길을 따라가다가 드디어 지그재그로 나있는 switchback에 도착했다. 어떤 부분은 꽤 가파른 곳도 있었다.










첫 목표지인 Scout Outlook에 도착하기 직전에 아주 짧은 또 하나의 switchback을 올라야 했다. 




드디어 Scout Outlook에 도착.  Angels Landing을 0.5마일 남겨 놓은 곳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곳서 휴식을 취하며 눈 아래로 보이는 풍경을 즐기고 있었다.






Scout Lookout에서 Angels Landing으로 오르는 길의 시작.
왼쪽으로 보이는 산등성이를 따라가면 정상에 이른다.


이곳서부터 Angels Landing에 이르는 0.5마일은 앞서 말한 것처럼 좁은 trail 양옆으로 절벽이 나있는 곳도 있어서, 고소 공포증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도전이 되는 하이킹. 바로 눈앞에 보이는 Angels Landing의 모습은 그러한 경고문을 진지하게 고려하게 했고. 결국 Angels Landing까지 가지 않기로 결정하고, 아쉬움을 뒤로 하고 하산을 시작.


Angels Landing으로 향하는 길.

파킹랏에 돌아와 바로 옆에 있는 picnic table에 앉아 휴식을 취한 후 Zion을 출발, 집으로 가는 길에 오르다. 가는 길에 Las Vegas에 들러 하루밤을 묵고 다음날 낮에 집에 도착.

비록 처음에 희망했던 대로 Wave에 하이킹 할 기회는 갖지 못했지만, Antelope Canyon과 Wire Pass, 그리고 Zion에서의 하이킹 등, 많은 신비로움과 즐거움을 경험한 여행이었다. 특히 5일동안 머물렀던 작은 마을 Kanab도 기억에 남을 것이다. Wave는 언젠가 다시 한번 하이킹을 시도할 계획. 이번 여행 중에 가보지 못했던 Arches 국립공원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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