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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urday, January 25, 2014

Do You Still Read Books?

어릴 때 처음 읽은 책이 무엇인지 기억하는지. 내 기억에는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1년전, 집으로 책을 팔러온 한 외판원의 권유에 못이겨(?) 어머니께서 구입하신 무슨무슨 첫걸음 시리즈였던 것 같다. '산수 첫걸음', '한글 첫걸음' 식의. 너댓권으로 된 한 세트의 책이었다. 다섯 형제의 막내인 내가 처음으로 '내 책'으로 소유했던, 말하자면 내겐 '역사적인' 책이었다. 학교에 입학할 떄까지의 그 1년 동안 그 책들을 읽고, 또 읽고, 정말 달달 외울 정도로 읽었던 기억이 있다. 그렇게 해서 한글을 배웠고, 산수, 자연 등의 몇가지 주제에 대한 기본 개념들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같은 시기에 내 위의 언니, 오빠를 위해선 세계 명작 동화집 한 질을 사 주셨다. 몇 권이었는지는 기억이 가물거리지만, 한글을 익히자마자 그 책들은 내 'quality time'의 둘도 없는 친구가 되어 주었다. 책꽂이 옆 바닥에 앉아 시간가는 줄 모르고 그 책들을 읽었던 기억. 돌아가며 몇 번씩을 반복해서 읽었지만, 읽을 때마다 정말 새로운 흥미를 경험했었다. 이름도 낯선 여러 나라들의 동화 작가에 의해 쓰여진 그 책들을 읽으며 머리 속에 상상의 나래를 펼치던 기억.

위로 언니, 오빠들이 많다 보니 그들이 가져다 놓은 책들이 책꽂이에 가득했고, 그 책들을 하나하나 읽으면서 책읽기에 대한 관심과 흥미를 키워나갈 수 있었다. 덕분에(?) 때로는 초등학생, 중학생인 내 나이에 너무 '성숙한' 책들을 읽는 기회도 가질 수 있었다. 내 인생에서 가장 큰 영향을 준 책들 중 두 책으로 손꼽을 수 있는 쌩 떽쥐페리(Saint-Exupery)의 '어린 왕자(Le Petit Prince)'와 헤르만 헤세(Hermann Hesse)의  '지성와 사랑(Narziss und Goldmund)'을 처음 읽은 것도 그 즈음으로 기억한다. 고등학교 때는 체홉(Chekhov)의 단편들을 많이 읽고 좋아했던 기억도 있다.

그 후로 많은 시간이 흐른 지금까지 수많은 저자들과 책을 통해 만날 수 있었고, 그 중의 많은 의미있는 만남을 통해 내 인생에 대한 질문의 해답을 얻기도 하고, 새로운 질문을 갖게 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또한 사람들에 대한 이해와 내 주변의 여러가지 현상들에 대한 이해를 깊게 하는데 책 읽기가 큰 도움을 준 것은 말할 나위도 없다.

최근에 발표된 Pew Research Center의 미국인들의 책 읽기에 관한 조사 연구 결과*에 의하면, 75퍼센트가 지난 해 적어도 한 권의 책을 읽었다고 응답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네 명 중 한명은 한 해 동안 단 한권의 책도 읽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한 여자가 남자보다, 18-29세의 연령층이 65세 이상의 사람들보다 많은 책을 읽었다는 것이다. 물론 단지 책을 많이 읽는다는 것만이 중요한 것은 아니고, 어떤 책을 읽느냐도 고려되어야겠지만.

책을 읽지 않고 신문이나 잡지, TV 등의 다른 매체를 통해서도 원하는 정보와 지식을 얼마든지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오랜 시간 숙고하고 고뇌한 결과로 만들어진 책들 - 곧, 좋은 책들 - 을 통해 그 책을 쓴 저자의 진지한 노력을 접하게 되고 그러한 만남을 통해 내 인생에서 새로운 질문을 던지게 되는 경험. 그러한 경험들이 내 인생을 보다 의미있게 한다는 것을 생각할 때 책읽기가 갖는 power를 새삼 강조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올해에도 좋은 책들을 많이 발견할 수 있도록 항상 관심을 기울이고, 그렇게 발견한 좋은 책들을 부지런히 읽어야지 다짐한다.


* Pew Research Center의 이 연구 발표는 주로 최근 E-Book을 읽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는 현상에 초점을 두고 있다. 이 연구 결과의 자세한 내용은 다음 웹사잇에 가면 읽어볼 수 있다:
http://pewinternet.org/~/media//Files/Reports/2014/PIP_E-reading_011614.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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