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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rsday, March 17, 2011

구속을 깬다는 것의 의미 - 영화 'When We Leave'


지난 1 , Palm Springs Film Festival에서 When We Leave 라는 독일 영화를 보았다쉽사리 가정 폭력을 휘두르는 남편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다섯 살 아들을 데리고 남편과 살던 터키의 이스탄불을 떠나 베를린에 있는 자기 부모와 가족들에게 피난처를 구하려 하는 이십대 여주인공의 쉽지 않은 삶을 그린 이야기다.  특히 독일에 사는 터키 이민으로서 그녀의 가족들이 자신들의 종교적문화적 전통을 지키기 위해 갈등하고 고민하는 부분을 인간적인 시선으로 차분히 보여주려 부분이 크게 공감을 갖게 했다.

영화가 끝나고오스트리아 태생으로 독일에 살고 있는 영화의 감독 Feo Aladag 나와 청중들로부터 질문을 받았다커뮤니케이션학과 심리학 박사이기도 하다는 그녀와거의 모든 관객이 극장을 빠져나간 잠시 개인적으로 얘기나눌 기회가 있었다영화를 보면서 가슴 답답하게 느꼈던 부분극중 주인공이 가족들로부터 차가운 대접을 받고심지어는 개인 신상에 위협을 느낄 정도의 협박과 물리적인 위협을 받으면서도 계속해서 가족들 주위를 맴돌면서 그들을 극으로 몰아가야 했는지- 대해 얘기를 나누었다. Feo자신도 기분에 공감한다면서하지만 영화의 스토리를 위해 직접 자신이 연구하고 조사한 결과에 의하면 이같은 상황에 처한 많은 여자들이 자신과 가족의 끈을 끊지 못하고계속해서 가족들이 자신을 이해하고 받아들여주기를 소망하면서 그들 주변에 머무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그녀의 영화도 이러한 현실을 바탕으로 쓰여진 것이라고 했다.      

한국이 아직 많이 보수적인 사회일 그것도 유난히 보수적인 가정에서 자라온 나에게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하는 영화였다여러가지 이유로 구속을 강요하는 사회와 문화 속에선구속을 하는 가해자나구속을 당하는 피해자나 그러한 강압적 사회 체제의 희생자일 수 밖에 없다. 구속을 깨고 나가려는 노력은, 이 영화에서 보듯 막대한 값을 지불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기에 위험하기도 하고 커다란 용기가 필요하기도 한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단 그렇듯 구속된 세계에 대한 대안이 존재한다는 걸 알게 되면, 그 구속을 깨어버리려는 노력을 멈출 수 없게 되는게 인간의 본성이 아닌가 싶다. 박해나 위협에 의해 일시적인 머뭇거림은 있을 수 있겠지만, 살아 숨쉬는 동안 그 노력을 계속해나가지 않을 수 없는 것. 그것이 바로, 인간이 인간으로서의 존경을 받아 마땅한 커다란 이유가 되기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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