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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urday, January 6, 2024

겨울 방학 여행 (2): Hiking in and near Palm Springs

(*겨울 방학 여행 (1)에서 계속됨)

크리스마스 이브. 예약해 둔 Airbnb 숙소에 체크인을 하고 이른 저녁 Palm Springs 다운타운으로 향했다. 생각 보다는 사람들이 그리 붐비지 않았고, 문을 닫은 레스토랑도 드물지 않게 있었다. 한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저녁을 먹었는데, 우리가 앉아 있는 outdoor seating 바로 옆에선 한 여자 가수가 바깥에 무대를 차려 놓고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유럽을 여행하면서나 뉴 올리안즈 같은 음악 도시를 여행하면서는 자주 볼 수 있었던 풍경이지만, 이곳 LA나 근처 타운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모습. 특별한 날의 특별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 좋았다.

다음 날인 크리스마스에도 Palm Springs 다운타운에서 시간을 보내다. 거리 곳곳에 그 다음주에 시작하는 Palm Springs Film Festival 사인이 걸려있는 것을 보았다. 수년 전 두, 세번인가 이곳 영화제에 왔던 걸 기억하면서 올해에도 올 수 있었으면 좋았겠다 아쉬워하다.

12월 26일 화요일. 이날은 Painted Canyon을 하이킹했다. 이곳은 Palm Springs에서 동남쪽으로 한시간 가까이 운전해서 가야 하는 곳에 있다. 아주 오래 전에 이 근처 Salton Sea를 다녀가는 길에 잠깐 들러서 하이킹 트레일 입구만 보고 갔던 곳이다. 언젠가 곧 하이킹하러 와야지 하면서. 그 후로 10년이 더 지난 후에야 비로소 이곳을 하이킹하게 된 것.

Painted Canyon에 가려면 울퉁불퉁한 비포장 도로를 5마일 가까이 운전해야 한다. 다행히 길이 그리 험하지 않아서 별 어려움 없이 이 길을 지나갈 수 있었다. 파킹랏에 도착하니 열대 남짓한 차들이 우리보다 먼저 와 있었다. 꽤 쌀쌀한 날씨.

양쪽 옆으로 깎아지른 듯 솟아있는 절벽들 사이로 하이킹을 시작하다. 얼마가지 않아 두 개의 사다리가 나타났다. 절벽에 받쳐 놓은 사다리들을 타고 올라가 계속해서 양 옆으로 펼쳐지는 바위 산들을 감상하며 하이킹을 했다.







2 마일 정도쯤 하이킹한 후에 가파르게 난 트레일을 따라 캐년 밖으로 올라가 산 등성이에 올라섰다. 단번에 반대쪽 멀리 아주 멋진 풍경이 눈아래 펼쳐졌다. 굽이치는 산등성이와 그 너머로 멀리 보이는 산의 능선들, 그 사이를 채운 구름의 바다...  한동안을 그렇게 감격하며 바라보다.






이곳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다시 오던 길을 돌아오다. 오면서 미처 관심을 두지 않았던 색색의 바위들을 경이로움으로 감상하면서. 아, 그래서 'Painted Canyon'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것일까.

 






하이킹 거의 마지막에 다시 사다리가 놓인 곳에 이르렀다. 올라가는 것보다 내려가는 게 더 조심스러웠고.

로프를 타고 내려가면 바로 뒤에 첫번째 사다리가 있다.
그 뒤로 몇몇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에 두번째 사다리가 있고. 


사다리를 내려와 파킹랏까지 걸어가는 길--. 벌써 다리가 조금 뻐근하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주 기분 좋은 하이킹이었고.

이곳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는 한 멕시칸 레스토랑을 인터넷으로 찾아 그곳에서 점심을 먹기 위해 차를 달리다. Mecca라고 불리는 이곳 타운을 지나면서 여러가지 농작물을 재배하고 있는, 넓게 펼쳐진 농장들을 감탄하며 바라보았다. 포도원을 지나면서는 이곳에서 포도를 재배한다는 것에 놀라기도 했고.

늦은 점심인데다 하이킹하느라 배가 많이 고팠던 이유도 있었겠지만, 이날 점심으로 먹은 그 멕시칸 음식은 정말 기억에 남을 만큼 맛이 있었다! 

다음 날인 27일 수요일. 이날은 Palm Springs 바로 남쪽에 있는 Indian Canyons를 찾았다. 이곳에 있는 몇몇 캐년들 중에 Andreas Canyon과 Palm Canyon을 선택해서 하이킹하다. Andreas Canyon은 1마일밖에 안되는 짧은 트레일이었지만, 캐년 위와 캐년 아래에서 다양한 view를 볼 수 있어서 아기자기하게 느껴졌다.










Palm Canyon은 그 이름이 말해주듯, creek을 따라 팜트리들이 줄지어 섰는 곳. 나무들을 따라가며 하이킹을 하니 그늘이 져서 좋았고. 이곳은, 지난 2004년 초 내가 처음으로 하이킹을 했던 곳이어서 내겐 특별한 의미가 있기도 하다. 그 전엔 하이킹이란 것이 나와는 무관한 것이었는데, 이곳에서의 그룹 하이킹을 시작으로 거의 지난 20년 동안 하이킹은 내 삶의 아주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게 되었다. 그때 이곳에서 첫 하이킹을 하고 다시 찾을 기회가 없었는데, 이번에 다시 이곳을 하이킹하게 되니 정말 '감개무량'했다. 그동안 수없이 많은 곳들을 하이킹하고 이렇게 다시 처음 시작한 곳으로 돌아오게 되었다는 것이.








하이킹을 마치고 이날 오후와 다음날(28일 목요일) 오전에도 Palm Springs 다운타운에서 시간을 보냈다. 목요일 점심 식사 후 이곳을 떠나, 가는 길에 Cabazon에 있는 Outlet mall 에도 잠깐 들르고. 

여행을 떠나기 전 계속되던 비오는 날씨와는 대조적으로, 맑고 화창한 날씨 속에서 기억에 남는 재미있는 하이킹들을 할 수 있었던 이번 여행. 정말 정신없이 지낸 가을 학기의 바쁨을 온전히 뒤로 하고, 자연과 하나되는 즐거움을 한껏 누린, 그리고 사막 한가운데 위치한 트렌디한 도시 Palm Springs를 즐길 수 있었던 아주 흡족한 여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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