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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dnesday, September 30, 2015

Billy Joel concert in San Francisco, 그리고 다시 찾은 Paso

지난 Labor Day 연휴 동안 센프란시스코 AT&T Park에서 열린 Billy Joel 컨서트를 보러 갔다. 토요일인 9월 5일 저녁 컨서트. 그 전날인 금요일 저녁에 즉흥적으로 계획을 세워 다음날 아침 센프란시스코를 향해 차를 달렸다.

5번 freeway를 따라 차를 달리며 길 양옆으로 낮은 구릉들의 모습을 즐기다. 더러 푸른 관목들과 작은 나무들도 볼 수 있었지만, 대개는 금빛의 마른 잔디들로 덮여 있어 멀리서 보기에 마구 뒹굴어내려도 아프지 않을 듯한 부드러움을 느끼게 했다.

오후 늦게 숙소에 도착해 짐을 내리고 곧바로 컨서트가 열리는 AT&T Park으로 향하다. Bay Bridge 바로 옆에 위치한 이곳은 4만명 가량을 수용하는 야구 경기장. 무대 뒤로 보이는 바닷물에 흐르듯 반사되는 조명의 모습이 한층 밤의 정취를 더해 주었다.


Bay Bridge

AT&T Park 바로 옆 bay에 떠 있는 보트들 


컨서트가 시작되기 전 AT&T Park.
무대 뒤로 bay의 모습이 보인다.  


8시가 조금 넘어 시작된 Gavin Degraw의 opening show가 끝나고 드디어 Billy Joel이 무대에 나타나 첫번째 노래 'Big Shot'을 불렀다. 그동안 내가 가지고 있었던 그의 이미지와는 많이 다른 모습. 이제 60대 중반에 접어든 그의 모습에서, 흔히 말하듯 '세월이 많이 흘렀음'을 느끼게 하다. 그 역시도 그런 자신의 모습을 의식하고 있는 듯, 자신은 Billy Joel이 아니라 그의 아버지란 농담을 하기도 했다.





야구장을 가득 메운 관객들

관객들이 셀폰의 플래시 라잇을 흔들며
무대 위 가수에게 호응을 보내고 있다
- opening show 중에서
                                             

노래 중간중간에 짤막한 메시지들을 섞어가며 세 시간 가까이 쉼 없이 진행된 그의 컨서트. 커다란 공연장을 가득 채운 '대중'을 향한 짤막한 대화들이었지만, 그럼에도 아주 'personal'한 느낌을 갖게 했다. 이날 그가 부른 노래 중엔 'My Life', 'Zanzibar', 'An Innocent Man', 'She's Always a Woman' 등 내 귀에 익숙한 노래들도 있었지만, 내겐 생소한 노래들도 드물지 않았다. 이날 내가 가장 즐겼던 노래는 그의 대표곡이라 할 수 있는 'Piano Man'. 관객들로부터 '열광적인' 호응을 받았던.



Billy Joel의 대표곡 'Piano Man'




11시가 넘도록 계속된 그의 컨서트가 끝나고 많은 사람들 속에 둘러싸여 공연장을 나서서 bay 주변을 따라 차를 파킹한 곳까지 걸었다. 눈앞에 보이는 Bay Bridge의 모습도 감상하며. 한국처럼 'night life'가 흔치 않은 이곳 미국에 살면서 오랜만에 느껴본 색다른 '신남'.


한밤중의 Bay Bridge


다음 날은 아침 식사 후에 Stanford University 캠퍼스를 찾았다. 아주 오래 전에 찾은 적이 있었던 이곳. 한겨울이었던 그 때는 비 내린 후 흐린 날씨 속에 고요함을 느낄 수 있었었는데. 바깥으로 난 건물 기둥들 사이로 아치가 나 있는 모습이 수도원을 떠올리게도 하던 기억.

하지만 이날 다시 찾은 캠퍼스는 한 여름의 햇빛과 더운 날씨 속에 사뭇 다른 모습으로 다가왔다. 기억했던 것보다 모던한 모습.


Stanford University
- Hoover Tower에서 내려다본 캠퍼스

Stanford Memorial Church





학교 캠퍼스에서 간단히 피크닉을 하고, 101번 freeway에 올라 Paso Robles로 향하다. 포도원과 winery들로 유명한 이곳은 지난 연말연시를 보냈었던 곳이기도 하다. 그때 한겨울의 포도원 사이로 차를 달리며 나중에 포도가 익을 때쯤 꼭 다시 한번 찾아야지 생각했던 곳.

Paso에 도착해 다운타운을 찾아 저녁 시간을 보내다. 지난 연말, 새해가 시작되는 것을 보러 추운 날씨를 무릅쓰고 나왔던 곳. 아기자기한 모습의 레스토랑들과 가게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연휴임에도 생각보다 붐비지 않아 다소 놀라기도 했고.

다음 날 아침 Wild Horse Vineyards & Winery를 찾았다. 이곳의 포도원엔 이제 수확을 앞두고 여기저기 탐스럽게 포도가 열려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수확을 앞둔 포도송이들
- Wild Horse Vineyards에서




Paso를 떠나 이곳서 멀지 않은 Avila beach에 잠깐 들렀다. Pier 위를 걸으며 surfer들의 모습도 즐기고, 바로 beach 옆에 있는 한 아이스크림집에서 특이한 향의 아이스크림 - merlot raspberry truffle - 도 즐기다. 와인향이 독특했던 아이스크림.


Avila Beach








Avila Beach를 떠나 집으로 오는 길에 잠시 Santa Barbara에 들러 시간을 보내다. LA로 돌아오는 길은 연휴의 끝임에도 불구하고 생각보다 교통이 혼잡하지 않았고.

Billy Joel 컨서트를 계기로 즉흥적으로 이뤄진 사흘간의 여행. 오고 가는 길에 보았던 황금빛의 구릉과 군데군데 모여 있는 녹색나무들의 모습이 퍽이나 시적으로 느껴졌던. 익어가는 포도들로 가득한 포도원의 모습과 잠깐 들렀던 비치에서 본 푸른 바다의 모습도. 이제 Billy Joel 노래들을 들을 때마다 커다란 화면을 통해서 본 그의 노래하는 모습들과 함께 이번 여행에서 본 이들 이미지들을 다시 떠올리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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