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Hollywood Bowl에 가보고 싶어하면서도 그럴 기회가 없다가, 어제 드디어 처음으로 Hollywood Bowl을 경험하게 되었다. LA Philharmonic이 Rachmaninoff와 Brahms를 연주한 어제 공연에서, 특히 Rachmaninoff의 Rhapsody를 협연한 Olga Kern의 피아노 연주가 퍽 인상적이었다. 몇군데 설치된 대형 스크린을 통해 열정적으로 연주하는 그녀의 모습을 맘껏 감상할 수 있었는데, 그녀가 연주하는 동안은 말 그대로 ‘숨을 죽여가며’ 온전히 그녀의 음악에 몰입했다. 연주가 끝나고 한동안 기립 박수를 받은 그녀는 결국 다시 나와 앙콜곡을 연주하기도 했다. 고전음악에 대한 경험이나 지식이 많지 않은 내가 그동안 그래도 즐겨 들은 음악이 피아노 연주곡들이었는데, 어제 Olga의 공연을 보면서 피아노 음악에 대한 관심이 한층 깊어짐을 느꼈다. 무대위 조명만이 어둠을 밝히는 한여름밤, 벌레소리와 어울려 감상한 ‘환상적인’ 랩소디의 감동. 한동안 내 가슴에 남아있을 것 같다.
*참고: Hollywood Bowl 바로 앞까지 가는 직행 버스가 LA 지역 여러 곳에서 출발한다. 우리는 Wilson Park에서 출발하는 Torrance 버스를 이용했는데, 미리 버스 티켓을 사지 않고도 별 어려움없이 이용할 수 있었다. 교통이 혼잡한 시간에 신경써가며 운전하지 않아도 좋고, 파킹 걱정도 없고, 프로그램이 끝난 후에도 바로 버스를 타고 출발할 수 있어서 큰 교통 혼잡을 피할 수 있었다.
**2014년 8월 21일 update:
지난 8월 14일에 두번째로 Hollywood Bowl을 찾았다. Yo-Yo Ma와 LA Phil 협연을 보기 위해서였다. 3년전에 느꼈던 것만큼의 큰 감동은 없었지만, 날이 점점 어두워지면서 주변 언덕들의 실루엣에 둘러싸여 감미로운 음악을 감상하는 것이 참 아늑하고 로멘틱하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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