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쁘게 봄 학기의 전반부를 보내고, 아주 때맞춰 시작된 일주간의 봄방학을 꽉 채워 차로 여행을 했다. 주요 목적지는 Muir Woods National Monument와 San Francisco. 가는 길에 Santa Barbara와 Solvang, Paso Robles, 그리고 오는 길엔 Half Moon Bay와 Carmel, Pismo Beach에도 들렀다.
4월 14일 월요일. 그 전날인 일요일까지 바쁘게 지내다가, 이날 아침에야 짐을 싸고 이것저것 여행 준비를 했다. 차로 여행하는 이점 중의 하나가 미리 많은 준비를 하지 않고도 '훌쩍' 떠날 수 있다는 것. 이날밤 묵을 숙소를 미리 예약해 둔 것이 전부.
가는 길에 Santa Barbara에 들러 점심을 먹고 잠시 하이킹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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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ta Barbara에서 잠시 하이킹도 하고. |
저녁 때가 가까워 미리 예약해둔 숙소에 도착. Danish town으로 유명한 Solvang 바로 근처에 있는. 짐을 풀자마다 Solvang으로 가서 저녁 시간을 보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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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lvang |
다음 날인 4월 15일 화요일, 101 freeway를 타고 계속 차를 달리다. 이번 여행의 주요 목적지인 Muir Woods 근처 Corte Madera에 있는 숙소를 향해. 중간에 Paso Robles에도 잠시 들렀고. 몇년 전 연말연시 휴가 동안 이곳의 포도원과 와이너리들을 찾은 이후로 근처를 지나갈 기회가 있을 때마다 항상 들러 가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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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 freeway를 타고 가는 길. |
가는 길에 San Francisco를 지나 금문교를 건너 Sausalito에서도 잠시 시간을 보냈다. 날이 어둑어둑해질 때쯤 Corte Madera에 있는 숙소에 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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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usalito |
다음 날, 4월 16일 수요일. 아침을 먹자마자 Muir Woods National Monument로 향했다. 이곳은 수년 전에 이 지역을 지나가면서 잠시 들렀던 기억이 있는 곳이다. 그때는 시간이 별로 없어서 나중에 기회가 되면 다시 찾자고 생각했던 곳인데, 그 몇년이 흐른 후에 이렇게 다시 찾게 된 것.
키가 큰 Redwood 나무들이 꽉 들어차 있는 이곳을 하이킹하며 이날 하루 종일 자연의 싱그러움을 온몸으로 흠뻑 느끼다. 뒷목이 아플 만큼 목을 한껏 뒤로 젖혀야 그 꼭대기를 볼 수 있을 만큼 아주 키가 큰 나무들. 군데군데 쓰러져있는 나무들 위로 초록의 이끼가 포근하게 뒤덮여 있는 모습도 정말 운치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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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ir Woods National Monument 입구 근처 |
그렇게 하루 종일 몇몇의 다른 하이킹 트레일들을 따라 걸으며 이 숲의 아름다움을 온전히 감상하다. 저녁 때가 다 되어 이 곳을 나설 때까지.
다음 날인 4월 17일 목요일은 San Francisco에서 보내다. 금문교(Golden Gate Bridge)를 건너서 바로 유료 주차장에 차를 파킹해 놓고, 버스를 타고 Fisherman's Wharf로 향했다. 이곳에서 시작해 San Francisco Bay를 따라 난 길을 걸으며 몇몇 관광 명소들을 둘러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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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문교를 건너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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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Alcatraz 섬이 보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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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mbard Street에 가기 위해 아주 가파른 길을 걸어올라가다. 꼭대기에서 누군가 휠체어를 타고 내려오고 있었는데 이런 길에서 휠체어를 타려면 특별한 훈련이 필요할 듯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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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에서 가장 가파른 거리 Lombard Street. 지그재그로 나있는 이 길을 운전해 내려오는 차들. |
이날 오후에 San Francisco를 떠나 Half Moon Bay로 향하다. 이곳은 내가 미국에 온 첫해에 잠시 지나쳐 간 기억이 있는 곳. 이번 여행 동안에는 이곳에서 하루밤을 묵으면서 느긋한 저녁 시간을 즐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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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lf Moon Bay에서 본 저녁 풍경. |
4월 18일 금요일 아침. Half Moon Bay Beach와 다운타운에도 잠깐 들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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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lf Moon Bay Downtown |
오전에 Half Moon Bay를 떠나 Palo Alto로 향하다. 과거와 현재를 거쳐 주요한 Silicon Valley 컴퍼니들의 산지가 된 이곳. 점심 시간이 가까워 이곳 다운타운에서 식사를 하기 위해 몇몇 레스토랑을 체크해 본 후에, 그중 가장 마음에 드는 한 곳을 택해 바깥에 마련된 테이블에 앉아 여유롭게 식사를 즐기다. 식사 중에 갑자기 에런이 누군가의 이름을 크게 외쳐 불러서 쳐다보니, 우리 테이블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두 사람이 우리쪽을 보며 환하게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근처에 있는 회사에서 일하고 있는 에런의 대학 친구와 그의 회사 동료가 점심을 먹기 위해 정말 우연히도 우리와 같은 레스토랑을 찾게 된 것. 에런과 그의 친구만이 아니라 옆에서 지켜보던 나와 그 친구의 회사동료까지도 흐뭇하게 만들었고.
4월 19일 토요일. 아침에 Stanford University 캠퍼스를 찾아 한동안 산책을 했다. 많은 'future student'들이 부모들과 함께 이곳 캠퍼스를 보러 오는 듯.
스탠포드를 뒤로 하고 다음으로 향한 곳은 Carmel-by-the Sea. 이번 여행 바로 직전에 뉴욕 타임즈의 '36 Hours in Carmel'이라는 기사를 읽으면서 흥미를 갖게 된 곳. 먼저 한 바닷가를 찾았는데, 그리 특별할 것이 없는 바닷가임에도 주변에 많은 차들과 사람들로 붐볐다. 곧이어 점심을 먹기 위해 이곳 다운타운으로 향하다. 기사에 따르면, 예쁜 건물들과 가게들, 레스토랑들이 많이 모여 있어 관광객들이 끊이지 않는 곳이라고 한다. 과연, 이곳에 파킹을 하기 위해 가로, 세로 다른 길들을 운전해 가며 파킹할 곳을 찾았지만, 정말 단 한 군데도 파킹할 곳을 찾지 못했다. 뿐만 아니라 우리처럼 계속 운전을 하며 파킹할 곳을 찾는 차들이 우리 앞뒤로 줄지어 함께 움직였고. 길에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레스토랑 앞에 기다리고 앉아 있거나 차도 옆을 걷고 있었다. 한동안을 그렇게 여기저기 파킹을 찾아 돌다보니, 차라리 이곳에서 안먹고 말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다운타운을 떠나 이곳서 그리 멀지 않은 다른 타운에 가서 점심을 먹었다.
점심 후에는 이곳서 잘 알려진 Point Lobos State Natural Reserve에서 하이킹을 할 계획이었는데, 이곳 파킹랏에 도착하기도 전에 파킹랏이 꽉 찼다는 사인이 파킹랏으로 가는 highway에 세워진 것이 눈에 띄었다. 도로 양쪽으론 이미 많은 차들이 세워져 있고, 그 옆으로 걸어가는 사람들도 많았다. 이곳은 정말 어디를 가나 사람들로 넘쳐나는 것같아 이번 영행 중엔 하이킹을 하지 않기로 결정하고, 우리 여행의 마지막 밤을 묵을 Pismo Beach로 향하다.
다음날 4월 20일 일요일 아침, Pismo Beach. Airbnb 숙소 주인이 추천해 준 레스토랑에 가서 아침을 먹고 곧바로 근처 해변가를 찾아 시간을 보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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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smo Beach |
그렇게 Pismo Beach를 마지막으로 집으로 오는 길에 오르다. 이곳저곳에서 다양한 흥미거리들을 경험한 여행. 그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역시 Muir Woods National Monument에서의 하이킹. 여행에서 돌아와 많은 사람들에게 이곳에서의 하이킹을 추천하기도 했고. 한번은 꼭 찾아가볼 만한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