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저녁 우버 드라이버와 불어로 이아기할 기회를 가졌었는데, 이곳 카페에서도 불어로 음식을 주문해본다. 지난 봄학기에 불어 회화 수업을 들은 것이 많이 도움이 되는 것 같아 뿌듯했다.
식사 후 항구 도시인 이곳 Marseille에서 제 1의 관광 명소로 꼽히는 Old Port를 찾았다. (Marseille는 아름다운 바닷가 마을임에도, 여행 오기 전 읽은 자료들이나, 여행하면서 만난 몇몇 사람들로부터도 최근 범죄율이 높아 조심을 해야 한다고 들었었다. 그래서 이곳에 머무는 동안 특히 주의를 하기도 했는데, 내 경험에 의하면 특별히 다른 곳보다 더 안전에 신경 써야 할 필요는 별로 느끼지 못했다.) 야트들이 정박해 있는 marina를 둘러 레스토랑들이 빽빽하게 들어서 있었다. 벌써 이곳을 찾은 많은 사람들에 싸여 레스토랑 앞 길을 따라 걸었다. 그 건너편으론 marina 의 모습과, 그 너머 언덕 꼭대기까지 솟아 있는 마을의 집들을 감상하면서.
중간에 가다보니까 비누 박물관이라고 써놓은 곳이 있었다. 이곳은 박물관이라 하기엔 아주 작은, 그냥 작은 공간에 비누 만드는 과정을 설명한 몇 개의 포스터와 사진, 그리고 한쪽엔 비누 만드는 과정의 한 부분을 체험해 볼 수 있는 웍샵이 있었다. 바로 옆에 붙어 있는 비누 가게에 손님들을 이끌기 위한 전략인 듯.
이곳 Marseille는 비누가 유명하다. 그렇지 않아도 이곳에서 비누를 사가야지 했는데 이 참에 바로 옆의 비누 가게에 들러 비누들을 구경했다. 향기와 색깔, 모양도 다양한 비누들이 가게 안을 가득 메우고 있었고. 올리브를 비롯한 몇가지 향의 비누들을 구입했다. 집에 가서 쓸 생각에 벌써부터 마음이 설레었다.
이날도 날씨는 여전히 더워서, 가다가 한 아이스크림 가게에 들렀다. 아이스크림을 사서 바깥으로 나오니 빈 테이블이 없어 앉을 곳이 마땅치 않았다. 서서 주위를 둘러보고 있는데, 한 여자 아이와 아이스크림을 먹고 있던 여자가 자신의 테이블에 함께 앉으라고 한다. 그들과 같은 테이블에 앉아 함께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얘기를 나누었다. 그녀는 최근에 멕시코에서 이곳으로 이주해 와 살고 있단다. 조금 뜻밖이었다. 멕시코에서 이곳으로 이주 못할 이유가 없는데, 웬지 이곳에서 멕시코 이민을 만난다는게 낯설었다. 이곳에 사는 것이 어떠냐고 물으니 살기에 괜찮다고 한다.
아이스크림으로 조금 더위를 식히고 이곳에서 아주 잘 알려진 성당 Cathedrale de la Major를 보러 가기 위해 버스를 탔다. 버스에서 내리자 눈앞에 한 요새(fort) 같은 곳이 있고 그 반대편에 특이하게 생긴 건물이 있어 우리의 눈길을 끈다. MUCEM, Musee des Civilisations de L'Europe et de la Mediterranee. 유럽과 지중해 지역 문명사 박물관이다. 여행전 갈 곳들을 조사할 때 전혀 내 레이다에 잡히지 않았던 곳이다. 그야말로 serendipity-!
우선 그 요새처럼 생긴 곳을 둘러 보았다. 조금 후에 표지판을 보고 알았지만 이곳은 Fort Saint-John. 요새 아래를 쭉 둘러보고 위로 올라갔다. 공연을 할 수 있는 소규모의 야외 무대와 그 앞으론 그 공연을 앉아서 즐길 수 있는 스탠드가 펼쳐져 있었다. 무대 옆으론 까페도 있고. 요새 윗층을 둘러보고 공중 다리를 건너 뮤지엄으로 향했다.
이 뮤지엄은 건물 바깥에 참 특이한 조형물을 덧 입혀 놓았다. 마치 건물 바깥 전체를 그물 박스로 씌워놓은 것 같이. 콘크리트로 만든 그물. 뮤지엄 안엔 들어가지 않고 그 바로 옆 그늘이 진 테라스에서 눈앞에 펼쳐진 바다를 잠시 감상했다. 사람들이 이곳에서 휴식을 취하기도 하고, 책을 읽기도 하고, 우리처럼 바다의 모습을 감상하고 있었다.
계획에 없던 이곳을 아주 잘 구경하고, 계획했던 대로 Cathedrale de la Major를 보러 가다. 문이 잠겨 있어서 들어가진 못했지만, 이 성당은 바깥에서 보는 모습만으로도 웅장했다. 위키피디어를 보니 비잔틴-로만 리바이벌 스타일로 지어진 건물이라고.
성당의 모습에 한동안 감탄하고 Le Panier라 불리는, Marseille에서 가장 오래된 구역을 찾았다. 일단 한 레스토랑에서 늦은 점심을 먹고 좁은 골목길을 걸으며 양옆의 오래된 집들을 구경하다.
이곳 Marseille에서는 오직 하루만 지내고, 다음날 차를 렌트해 프로방스의 작은 타운들을 여행하다.
Old Port |
Fort Saint-John |
Fort Saint-John에서 바라다보이는 풍경 |
요새 위에서 바라본 거리 - 가운데 Cathedrale de la Major의 모습이 보인다 |
요새 바로 옆 공연을 할 수 있는 작은 무대 앞에 마련된 스탠드. 나무 그늘아래 사람들이 앉아 휴식을 취하고 있다 |
MUCEM (Musee des Civilisations de L'Europe et de la Mediterranee). 유럽과 지중해 지역 문명사 박물관 |
건물 전체가 콘크리트 그물로 덮여 있는 것같다 |
Cathedrale de la Majo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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