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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October 13, 2019

프랑스 문화와 언어를 경험한 여행: Montreal, Canada

7월 30일, 화요일 아침. 여름 휴가 여행의 출발. 목적지는 캐나다 몬트리얼. 8월 8일에 돌아오는 계획으로 설레임과 기대를 가득 안고 비행기에 오르다.

몬트리얼을 여행하고 싶은 마음은 벌써부터 가지고 있었지만, 지난 2월 뉴욕 타임스에 실린 글 'Culture shock for French in Quebec: ‘We smoke cigarettes, they smoke pot''을 읽으면서 본격적으로 몬트리얼을 이번 여름 여행지로 생각하기 시작했었다. 이 글은, 프랑스에서 몬트리얼로 이주해 살고 있는 Fred Schneider라는 청년이, 자신이 보고 듣고 겪고 있는 것들을 재미있게 쓴 것이다. 이 글에 따르면, 요즘 프랑스의 일자리 사정이 좋지 않아서 갓 대학을 졸업한 프랑스 청년들이 몬트리얼로 이주하는 일이 드물지 않다는 것. 이곳은 토론토나 벤쿠버와 같은 캐나다의 다른 주요 도시와는 달리 불어를 주로 쓰는 곳이라 언어 장벽이 (거의) 없어 이들에게 더욱 매력적인 곳이 되고.  

나 역시도 지난 봄 학기에 불어 수업을 들으면서 여름 휴가 동안 프랑스 문화와 언어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고 싶다는 바램이 강해 더욱 이곳에 마음이 끌렸다. 몬트리얼에서도 특히 이들 프랑스 이주자들이 많이 모여 살고 있다는 'The Plateau-Mont-Royal' 지역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자 계획하고 이 근처 Airbnb에 숙소를 잡았고.  

미네아폴리스에서 비행기를 갈아타고 자정이 가까워 몬트리얼 공항에 도착했다. 첫날은 시간도 너무 늦고 해서 공항 바로 옆의 한 집에서 묵었고. 다음 날 메인 숙소로 짐을 옮기고 바로 '몬트리얼 탐험'에 나서다. 

숙소에서 지하철 역에 가려면 몇몇개의 가게들 - 까페, 베이커리, 레스토랑들, 그로서리 마켓, 쵸코렛과 아이스크림 가게 등 -과 동네 공원을 지나야 했는데, 우선 집에서 아주 가까운 베이커리에 들러 점심을 먹기로 하다. 반지하에 위치한 가게 문을 밀고 들어가니, 조금 더 아래로 널찍한 가게가 눈에 들어왔다. 왼쪽에는 빵을 만들고 파는 곳이 있고, 오른쪽엔 각가지 훈제 고기들이 진열되어 있는 곳과 샌드위치를 즉석에서 만들어 파는 곳이 있었다.

'Bonjour!' 몬트리얼 도착후 처음으로 부딪치는 프랑스어 실전! 천천히 (불어로) 샌드위치와 음료수를 주문하고 입구 근처에 마련된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점심을 먹으며, 끊임없이 줄지어 들어서는 사람들을 구경하고, 그들이 가게 점원들과 이야기하는 것도 관찰하다. 
  
식사 후 Laurier 지하철 역에 도착. 우선 이곳에 머무는 동안 사용할 지하철 패스를 구입하기 위해 옵션을 체크해 보았다. 하루에 여러번 지하철을 이용할 것 같아 무제한 패스를 사기로 하다. 8일 동안 이곳에 머물 나에게 적합한 무제한 패스는 일주일, 3일, 그리고 하루 패스. 그런데 일주일 무제한 패스는 월요일에 시작해 일요일에 끝나는데다, 카드 구입료를 따로 내야 해서 좋은 옵션은 아니었다. 결국 3일 패스를 구입하기로 결정.



몬트리얼 지하철 지도


이날 계획 중 하나가 이곳에서 프랑스 영화를 보는 것. 미리 스케줄을 체크한대로 다운타운에 있는 한 극장으로 향하다. 오렌지 라인을 타고 가다가 Berri-UQAM (University of Quebec, Monteal campus)역에서 내리니 'Grande Bibliotheque' 출구 싸인이 내 눈길을 끌었다. 여행하면서 기회가 될 때마다 대학 캠퍼스나 공공 도서관을 찾는데, 이곳에서 우연찮게 도서관을 발견하게 된 것. 그래서 일단 그 출구를 따라 도서관으로 향하다.

Serendipity. 정말 기대하지 않았던 곳에서 흥미있는 곳을 발견. 한국의 대형 서점을 생각하게 하는 큰 도서관. 1층부터 4층(?)까지 관통하는 계단이 건물 중간에 놓여져 있는, 오픈된 현대식 건물. 신간 서적 코너를 잠시 둘러보고, 4층 미디어 컬렉션을 찾았다. 이곳에서 내 관심을 끈 것은, 오랫 동안 접할 기회가 없었던 레코드 판(LP) 컬렉션. Bob Dylan을 비롯해 귀에 익은 가수들의 레코드들을 볼 수 있었다. 지난 학기 내내 운전하면서 즐겨 들었던 Georges Moustaki의 노래도 있나 찾아보다. 반갑게도 2장의 레코드를 발견. 한쪽에 놓인 턴 테이블로 가지고 가서, 마련된 편안한 의자에 앉아 이어폰으로 그의 노래들을 듣다. 두, 세개의 노래들을 제외하곤 내겐 생소한 노래. 70년대에 녹음된 이 레코드들은, 그가 1934년생임을 고려하면, 그가 40대일 때 녹음된 곡들. 내가 집에서 즐겨 듣던 노래들은 대개가 잘 다듬어진, 노련미가 많이 흐르는 것들이었는데, 이 레코드들을 통해 들은 그의 노래들은 노련미보다는 신선미를, 때론 다소 잘 다듬어지지 않은 거칠음까지도, 그리고 어떤 곡들은 실험적인 느낌도 갖게 하다. 집에서 멀리 떨어진 이곳 몬트리얼에서 '집에 온 듯한' 편안함과 안락함을 느끼게 해준 그의 목소리.     

영화 시간이 가까워 다음에 다시 이곳 도서관을 찾기로 하고, 일단 극장으로 향하다. 극장에 도착해 보려고 계획한 영화 'La Femme de Mon Frère'의 표를 사려하니, 영어 자막이 없다는 매표원의 얘기. 불어로 된 영화를 영어 자막없이 보는 건 큰 무리. 실망하고 돌아서려는데, 다른 한 극장에 가면 같은 영화를 영어자막과 함께 볼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날은 시간이 맞지 않아 다른 날 그 극장에서 이 영화를 보기로 하고, 이 날은 대신 레너드 코헨에 관한 다큐멘터리 영화 'Marianne and Leonard'를 보았다. 이 영화는 LA에서도 상영중이어서 집에 돌아가 볼 수도 있었지만, 일단 캐나다 사람인 레너드 코헨의 영화를 캐나다 관객들과 함께 본다는 것이 특별한 경험이 될 것 같아 이곳서 보기로 결정.

영화가 끝나고 근처 거리를 걸으며 저녁 먹을 곳을 물색. 뜻밖에도 한국 식당과 조그만 한국 마켓들이 몇군데 눈에 띄어 반가웠다. '모나미'(한국에서 살 때 쓰던 볼펜 이름을 생각하게 한 -- 불어로 '내 친구'를 의미하는 'Mon Ami')라는 식당 앞에는 사람들이 줄지어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고. 중국 식당과 일본 식당들도 드물지 않게 있었다.

다음날인 목요일(8월 1일). 이곳서 잘 알려진 미술관, Montreal Museum of Fine Arts를 찾았다. 프랑스 패션 디자이너인 Thierry Mugler의 특별전이 열리고 있었다. 화려하고 이색적인, 그리고 더러는 아주 미래지향적인 의상(무대 의상)들이 전시되고 있었고. 내겐 아주 흥미로웠던 경험. 특별전을 관람하고, 이곳에서 상설 전시되고 있는 작품들도 둘러 보았다. 오후 두, 세시까지 이곳서 시간을 보낼 만큼 많은, 다양한 작품들이 전시되고 있었다.




Montreal Museum of Fine Arts


미술관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며 밖을 내다보니,
멀리 보이는 건물 벽면에 레너드 코헨의 모습이 눈에 확 들어왔다.
놀라움과 반가움.


금요일. 식물원(Montreal Botanical Garden)을 방문하다. 기대를 많이 하고 갔는데, 기대에 못미쳐 실망. 더운 날씨에 쨍쨍한 햇빛 아래 돌아다니느라 지쳤던 탓도 조금은 있겠지만, 그동안 내가 여행하면서 돌아본 여러 도시의 식물원에 비해 별로 특별할 것이 없었고.

토요일엔 숙소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는 Mount Royal Park을 하이킹했다. 산 꼭대기가 800피트가 채 안되는 나즈막한 산. 많은 사람들로 붐볐고. 오르는 길에 나무들이 많아서 상쾌했다. 꼭대기 전망대에 올라 눈아래로 내려다보이는 몬트리얼 다운타운의 모습을 감상하다. 빼곡하게 둘러선 사람들 - 사진 찍기에 바빴던. 한가지 재미있는 것은 이곳 전망대에 놓인 피아노. 몇몇 (용감한) 사람들이 피아노 앞에 앉아 연주를 했고. 피아노 주위 계단에 앉아 휴식을 취하고 있는 청중들 앞에서. 그 중엔 '띵똥띵똥' 수준의 연주를 선보인 한 꼬마 피아니스트도 있었다. 






Mount Royal Park 전망대.
피아노가 놓여 있어서 원하는 사람 누구나
즉흥 컨서트를 할 수 있다











하이킹을 마치고 이곳서 잘 알려진 베이글 가게(St. Viateur Bagel)를 찾았다. 가게 한쪽에선 계속해서 새로 구워낸 베이글들을 꺼내놓고 있었고, 베이글을 사기 위해 줄을 선 사람들이 가게 밖까지 늘어서 있었다. Sesame bagel을 하나 사서 가게 바로 밖에 있는 벤취에서 모르는 사람들과 함께 앉아 시식해보다. 그렇게 난리들을 떨 정도로 특별하지도 않은데... 바로 옆에 앉아 베이글을 먹고 있는 한 가족 - 토론토에서 여행왔다는 - 에게 그런 내 감상을 나눴더니, 방금 오븐에서 꺼낸 베이글을 시켜먹어 보라고 권한다. 생각이 달라질 거라고. 해서 다시 가게에 들어가, 지금 방금 나온 베이글이 어떤 것이지 물어 그 중 하나를 주문하다. Poppy seed bagel. 내가 평소에 즐겨먹는 종류는 아니지만, 방금 구워낸 것이라 그런지 더욱 맛있었다. 



St. Viateur bagel shop.
몬트리얼에서 가장 유명한 베이글 가게


이날 오후는 근처 The Plateau-Mont-Royal과 Mile End 지역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다. 아주 트랜디한 샾들로 가득한 이곳. 건물 벽에 그려진 graffiti '작품'들도 감상하고. 중고 서적 서점들도 몇군데 있었는데, 그 중 한군데 들어가 익숙한 작가들의 책들을 이것저것 체크해보다. 불어로 번역된 미국 작가들의 책들을 많이 볼 수 있었던 것도 흥미로웠고. '어린 왕자'의 저자 쌩떽쥐베리의 책 두권과 존 스타인벡의 '생쥐와 인간' 불어본을 구입하고 뿌듯한 마음으로 책방을 나서다.



Plateau Mont Royal.
거리에 놓인 피아노가 눈길을 끈다



일요일 아침엔 이곳에서 가장 유명한 성당 Notre Dame Basilica의 미사에 참석했다. 성가대의 찬양과 성당 뒤에 마련된 파이프 올갠 연주가 더할 수 없이 아름다웠던. '아-'하는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성당 앞면 벽의 스테인드 글래스들을 보면서 그 음악을 들으니, 마치 '천상'에 온듯한 느낌. 



Notre Dame Basilica 성당








성당 내부. 눈앞에 펼쳐진 스테인드 글라스의 모습이 너무도 아름다워서
마치 '천상'에 와 있는 것같은 느낌마저 갖게 했다.






성당 뒤쪽 위에 놓인 파이프 올갠





성당 근처에 있는 선물 가게의 예쁜 윈도우 장식 


미사 후에 주변 거리에 늘어선 고풍스러운 건물들도 감상하고 Old Port도 둘러보다. 그리고 전날 오후를 보냈던 The Plateau-Mont-Royal 지역을 다시 찾았다. Cinema Moderne에서 영화를 보기 위해서다. 오직 하나의 상영관만 있고, 좌석수도 50개 남짓한 아주 작은 영화관. 이곳에선 여러 나라에서 만들어진 외국 영화들도 많이 상영된단다. 그 며칠 전엔 홍상수 감독의 영화 '강변 까페'가 상영되기도 했고. 이곳에서, 며칠 전 다른 극장에 갔다가 영어 자막이 없어 볼 수 없었던 영화 'La Femme de Mon Frère'를 영어 자막과 함께 보았다.

월요일. Pointe-a-calliere museum을 찾았다. 35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이 몬트리얼이란 도시가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고 초기에 어떤 모습을 하고 있었는지를 보여주고 있는 박물관이다. 재미있는 것은, 이 박물관이 위치한 곳이 바로 Old Montreal이 위치하고 있던 곳이라는 것. 박물관 안에, 예전에 세워졌던 건물의 잔해들이 그대로 보존되어 전시되고 있기도 했다. 유리로 된 박물관 바닥 아래 그 잔해들을 보면서 걷도록 되어 있는 곳도 있어서 흥미로웠고.


박물관 바로 바깥에도 누구든 와서 연주할 수 있는
피아노가 놓여져 있다.
박물관 개관 시간 얼마 전, 밤새 덮어놓았던 피아노 커버를 벗기고 있다.




박물관 꼭대기 층 전망대에 올라가 내려다 본
Old Port의 모습




이날 오후엔 Barbie Expo를 방문하다. 그동안 만들어진 갖가지 바비 인형들이 전시되고 있는 곳. 세계 여러나라의 의상을 입고 있는 바비 인형들도 있고, 여러가지 커리어 우먼의 모습을 하고 있는 인형들도 있고, 유명한 패션 디자이너의 옷들을 입고 있는 인형들도 있었다. 어릴 때 인형들을 가지고 놀면서, 그 인형들에게 옷을 만들어 입히기도 했던 기억이 있어서 아주 흥미롭게 전시된 인형들을 돌아보다.


Barbie Expo. 한복을 입은 인형도 눈에 띈다



화요일. 섬 도시인 몬트리얼의 동쪽을 흐르고 있는 St. Lawrence 강을 건너 작은 섬에 위치한 Jean Drapeau Park을 찾았다. 메트로 옐로우 라인을 타고. 이곳은 비치로 유명한 곳이지만, 나는 이곳에 있는 환경 박물관 Biosphere를 방문하기 위해서다. 박물관이 열기를 기다리는 동안 Jean Drapeau Park을 산책했다. 이곳엔 몬트리얼에서 가장 큰 야외 컨서트장도 위치하고 있었다. 바로 그 전 주말에 컨서트가 있었던 듯 아직도 채 철거되지 않은 시설물들을 볼 수 있었다. 이 공원은, 뉴욕에 있는 센트럴 팍의 60프로가 넘는 크기. 나무가 우거진 산책로를 따라 걷는 것이 무척 상쾌했다. 가을 단풍때나 한 겨울에 이곳이 얼마나 더 아름다울까 상상해보다.


Jean Drapeau Park에서 건너다 본 몬트리얼.




개관 시간에 맟춰 박물관에 도착. 이 박물관에선 Climate change를 비롯해 환경과 관련된 이슈들을 중심으로, 어떻게 하면 환경 보존을 잘 할 수 있는지에 관한 전시와 참여 activity들을 제공하고 있었다.

환경 박물관 Biosphere.




수요일. 다음날인 목요일 아침 일찍 집으로 가는 비행기를 탈 여정이어서 몬트리얼에서 보내는 마지막 날이기도 하다. 이날은, 그동안 이미 둘러 보았던 곳들 중에서 좀더 시간을 보내고 싶었던 곳들이나, 미처 가볼 기회가 없었던 곳들을 찾았다. McGill University 캠퍼스와, Notre Dame Basilica 성당, 그리고 또 다른 성당인 Cathedral of Marie-Reine-du-Monde. 마음에 많이 들었던 Plateau-Mont-Royal 지역도 다시 찾았고.



Cathedral of Marie-Reine-du-Monde.
다른 성당들과 다르게
커다란 조형물이 성당 앞쪽 단 위에 세워져 있다

성당의 천정이 무척 아름답다 








저녁, 숙소로 돌아오는 길. 여느 때처럼 Laurier역에서 내려 걸어오면서 그동안 매일 지나치면서도 들를 기회가 없었던 한 초코렛/아이스크림 가게에 들렀다. 작고 아기자기한 가게. 진열장엔 이곳서 만든 작은 초코렛들이 전시되어 있고. 그 반대편 벽면엔 차와 쿠키 등이 선물하기 좋은 사이즈와 포장으로 진열되어 있었다. 쿠키들이 맛있어 보여서 무슨 쿠키냐고 물으니 '사블레(Sablé)'라고 한다. 어릴 때 한국에서 먹던 '사브레' 쿠키! 어릴 때 먹던 쿠키들보단 두툼해서 더욱 맛있어 보였고. 선물로 가져가려고 그중 몇 개를 샀다. 

이곳에 잠시 앉아 차를 마시며 그동안의 느낌들을 정리해 보기로 하다. 저녁 시간이라 카페인이 없는 차가 무엇이 있는지 물으니 이곳서 일하는 한 여자가 '티젠(tisane)'을 권한다. Herbal tea나 다른 식물들로 만들어진 차를 총칭하는 이름. 이 가게엔 몇가지 종류의 티젠이 있는데, 그 중에서 자기는 개인적으로 '로이보스(rooibos) 차'를 권하고 싶단다. 하지만 좋아하는 사람도 많은 반면 싫어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는 경고도 함께. 그래서 한번 시음해 보기로 하고 로이보스 차를 시켰다.

4, 5분쯤 지났을까... 손잡이 없는 낮고 자그마한 티컵에 정성껏 만들어준 차를 받아들었다. 컵도 따뜻하게 데운 듯, 컵을 감싸고 있는 두 손을 통해 편안한 따스함이 전해져 마음까지 너그러워지는 것 같았다. 조심스럽게 한모금을 마시고 입안에서 천천히 그 향을 음미해보다. 부드러우면서도 한편으론 강렬한 땅의 내음같은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여유로운 저녁 가게안의 분위기와 창밖으로 내다보이는 거리의 사람들. 일을 끝내고 집으로 가는 사람들이 대부분일. 길 건너편에 줄지어선 예쁜 아파트 건물들. 그리고 여행의 마지막 날 저녁 그동안을 정리하면서 느긋하게 앉아 마신 차. 그 모든 것들이 아주 잘 어우러져 기억에 남을 좋은 경험을 남겨 주었다. (차가 아주 마음에 들어 집에 가서도 마시려고 조금 샀다. 집에 돌아온 후 이 차를 만들어 마실 때마다, 몬트리얼 여행의 기억들, 특히 메트로 역에서 숙소로 가는 길에 보았던 예쁜 가게들의 모습과 저녁 늦게까지 피크닉을 하는 사람들로 가득했던 공원을 생각하곤 한다.)    
   


숙소 근처 공원. 지하철 역과 숙소 사이에 있어서 매일 이곳을
걸어 지나쳤다. 매일 저녁, 주중에도, 많은 젊은 사람들이 이곳에 그룹을 지어
피크닉을 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마치 대학 캠퍼스를 지나는 느낌도 받았고. 



숙소가 있는 동네의 아파트 건물.
이곳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삼층짜리 아파트 건물이다

Laurier 지하철 역 바로 앞 교회.
매일 아침 저녁으로 지나쳤던.

다음 날, 8월 8일 목요일, 아침 일찍 숙소를 나서서 공항으로 향하다. 집에 가는 비행기를 타기 위해서다. 일주일 남짓했던 몬트리얼 여행. 나중에 기회가 되면 다시 찾고 싶을 만큼 좋은 기억을 안고 집으로 향하다. 다음번엔 가을이나, 겨울에 이곳에 와서 여름과는 또다른 모습을 즐기고 싶다는 바램과 함께. (하지만 이곳의 겨울은 혹독하리만큼 춥고 길단다.) 



몬트리얼 공항. 집으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촉촉히 비가 내리는 바깥의 모습을 꿈을 꾸듯 내다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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