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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dnesday, August 14, 2019

A trip to the Big Island of Hawaii (1) - Kona

하와이. 그 이름을 생각할 때마다 여유로움이 느껴지는 '알로하!'의 섬. 내 첫번째 하와이와의 만남은 빅 아일랜드에서 이뤄졌다. 4월 5일(금)부터 14일(일)까지, 봄방학을 꽉 채운 여행.

다섯 시간 넘게 태평양을 날아 빅 아일랜드의 모습이 눈아래에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바야흐로 하와이에서의 휴가가 시작된다는 실감이 났다. 엘에이 공항에 도착하기 직전까지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던 한 주. 비행기에 자리를 잡고 앉아서야 비로소 '아-'하는 깊은 숨을 내쉴 수 있었던.

코나 공항에 내려 하와이의 햇빛과 공기를 온 몸 가득 느껴본다. 건물 안에 가둬지지 않은 야외 공항. '하와이 답다'는 생각.

코나에서의 휴가 첫 날은 그렇게 '관광객'이 되어 여유로움을 즐기다. 푸른 바다를 바로 앞에 내려다보며 앉아 즐긴 하와이 음식. 하와이 노래. 해안을 따라 걸으며 맞이한 이곳의 첫번째 sunset.







둘째날. 바다물이 연한 푸른빛으로 환상적이었던 근처의 한 비치를 찾다. 바다물에 들어가기도 하고. 5마일 남짓 거리에 비치가 있는 곳에 살면서도 지난 수년 동안 한번도 바다물 속에 들어가본 적이 없었는데, 정말 아주 오랜만에 물 속에 들어가 파도와 부딪쳐가며 전혀 차갑지 않은 바다물을 즐기다. 비명 소리, 웃음 소리, 그리고 파도 소리.






이날 찾은 곳 중에서 특히 내 맘에 들었던 한 커피 농장. 아주 잘 꾸며놓은 길을 따라 내려가면서 길 옆의 커피 나무와 파인애플 플랜트, 그리고 이름 모를 꽃들과 나무들을 즐기다. 예상 외로 다른 사람들을 거의 볼 수 없어서 아주 조용했던. 중간에 gazebo가 눈에 띄어 들어갔다. 정원용 안락의자가 마련되어 있어 이곳에 편안하게 앉아 눈아래로 내려다 보이는 바다의 모습을 즐기다.

얼마를 더 걸어내려가 농장 투어가 끝나는 곳에 이르니, 마치 야외 파티를 준비하고 있는 것처럼 몇 개의 테이블이 예쁘게 놓여 있었다. 조용한 음악도 흐르고. 바로 눈 앞으로는 아주 연한 푸른색의 물이 넘쳐 흐르는 분수가 있어서 한 쪽 끝의 야자수와 함께 '파라다이스'의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었다. 한 테이블에 앉아 이곳에서 생산한 커피를 마시며 나른한 오후의 한가로움에 빠져들다. 더할 수 없이 달콤한 휴식...







커피 나무




"저, 안보이죠?"


일요일. Pu'uhonua O Hōnaunau National Historical Park을 찾았다. 신령한 땅으로 보존되어온 이곳은 19세기 초까지 법을 어겨 사형에 처하게 된 범법자들의 피난소가 되었다고 한다. 일단 어떻게든 이곳에 도망해오게 되면 모든 죄가 사해지고 깨끗한 몸이 되어 다시 살던 곳으로 되돌아 갈 수 있었던. 하지만, 가이드가 지적한 것처럼 이곳에 이르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라, 엄청난 고난을 겪고 그것을 이겨낸 사람들만이 이 용서의 땅을 밟을 수 있었을 것이다.




















공원 관람을 마치고 늦은 점심을 먹기 위해 Cona Brewing Company를 찾았다. 음식도 괜찮았고, 이곳서 만든 맥주도 아주 좋았다.

월요일인 다음날. 코나를 출발해 화산 국립 공원(Volcanoes National Park)으로 가는 길. 중간에 South Point에 들르다. 이곳은 하와이에서뿐 아니라, 미국 50개주 중에서 가장 남쪽 끝에 위치한 곳.








이곳 미국 최남단 바닷가에 서서 밀려오는 파도와 불어오는 바람을 맞다. 햇빛 짱한 날씨. 평화로움, 그리고 여유로움. 그렇게 한참을 서 있고 싶은.











다시 차를 달려 화산 국립 공원으로 가는 길. 미국서 최 남단에 위치한 카페라는 싸인이 눈에 띄어 잠시 이곳에서 쉬어가다.

저녁 때가 다 되어 화산 국립 공원에 도착. 공원 근처 한 레스토랑에서 피자로 저녁을 먹고, 미리 예약해 둔 Airbnb 숙소에 짐을 풀다. 근처에 다른 집이 없이, 사방이 숲으로 둘러 싸인 이 곳. 비가 많이 내렸고. 이층에 위치한 방. 한쪽 벽을 완전히 채운 커다란 창으로 나뭇잎 위에 퍼붓는 빗줄기를 감상하다. 마치 정글 속에 와 있는 듯한 느낌. 아주 멀리 떨어져 자연의 한 가운데 와 있는 느낌을 즐기다.

밤새 지붕 위로 퍼붓는 빗소리에 간간이 잠이 깨다. 캘리포니아에 살면서는 드물게 경험하는. 하지만 내 기억 속엔 친근하게 남아 있는 빗소리.

Wednesday, April 3, 2019

캘리포니아의 봄 (3): 양귀비 꽃이 흐드러지게 핀 Walker Canyon에서

올 겨울은 유난히 춥고, 비가 많이 왔다. 풍족한 비 덕분인지 봄꽃들이 예년보다 훨씬 많이 피어서, 이곳저곳에서 'Super bloom!'의 탄성을 올리고 있고.

해마다 봄이면 이곳 LA에서 북쪽으로 70마일 정도 떨어진 Antelope Valley 가득히 양귀비(poppy)꽃이 피어서 사람들이 그 꽃을 보러 몰리곤 하는데, 올해는 처음 이름을 들어보는 Walker Canyon이란 곳에 먼저 이 꽃이 만개해서 한동안 연일 화제에 올랐었다. 이곳은 LA 동쪽(에서 조금 남쪽)으로  60마일정도 되는 곳에 위치한 Lake Elsinore 주변의 캐년 지역이다.

지난 3월 24일 일요일 이곳을 하이킹했다. 그 전 주말에는 한꺼번에 너무 많은 사람들이 몰리는 바람에 이 지역을 한동안 폐쇄했다는 뉴스를 접하기도 했었다. 많은 사람들이 주변 프리웨이에까지 차를 세우고 꽃을 구경하기도 해서 이곳 교통도 큰 혼잡을 겪었다고. 우리가 찾은 주말에는, 전 주의 대혼란을 피하기 위해  근처 Lake Elsinore 아웃렛몰 파킹랏에서부터 셔틀버스를 운행하고 있었다.

이 날도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몰려서 셔틀버스를 타기 위해 1시간 넘게 줄을 서서 기다려야 했다. 드디어 버스에 올라 3마일 정도 떨어진 캐년 입구에 도착하니, 이미 구경을 마치고 다시 아웃렛몰로 돌아가기 위해 셔틀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끝이 안 보일 만큼 긴 줄을 이루고 있었다. 이렇게 까지 해서 볼 가치가 있을 만큼 그렇게 대단한 장관일까- 잠시 회의가 들기도 했다. 하지만, 덥지도 춥지도 않은 아주 맑고 쾌적한 날씨에 눈이 닿는 모든 곳들이 예쁜 꽃으로 뒤덮인 곳에서 상쾌한 공기를 마시면서 하이킹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고생하고 온 보람이 있다고 느껴졌다. 연일 비 내리고 춥고 긴 겨울 동안 하이킹할 기회가 없던 차라, 그 즐거움은 더욱 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