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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rsday, March 13, 2025

Kayaking의 즐거움

이제 카약킹(kayaking)을 시작한지 거의 4년이 되어간다. 2021년 4월, 카약킹 그룹에 조인하면서부터 2주에 한번씩 거의 정기적으로 카약킹을 해오고 있다. 아주 바쁠 때나 비가 올 때, 그리고 여행중일 때를 제외하곤. 어떤 그룹에서나 그렇듯, 빠지지 않고 열심히 참가하다보니 이제 이 그룹의 core member가 되었고.

이 그룹과 함께하기 전에도 몇번 카약킹을 하긴 했지만, 아주 드물게 어쩌다 한번씩 할 정도였다. 좀 더 자주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았지만, 정작 그렇게 할 기회가 별로 없었던 것 같다. 그러다가 우연한 기회에 이 그룹에 대해 알게 되었고, 그 후로도 몇 주를 망설이다가 드디어 그룹 사람들과 첫번째 카약킹을 한 이후로, 카약을 타는 것은 이제 내 생활의 중요한 일부가 되었다. 2주에 한번씩 카약킹하는 날이 다가올 때마다 아직도 설레임으로 기다리게 되는.

카약을 타는 것은 내겐 명상(meditation)을 하는 것과도 같다. 한번씩 패들(paddle)을 저을 때마다 물살을 가르며 나아가는 것을 보는 것도 마음의 평화를 가져다 주고, 이런 움직임을 계속해서 리듬을 타면서 하다보면 정말 모든 것을 잊고 무념무상의 세계로 빠져드는 것같다. 흔히들 비유로 말하는 'flow'의 상태를 문자그대로 경험하게 하는 운동이다. 게다가 눈앞에 펼쳐지는 잔잔한 수면과 --때로는 자잘한 파도들이 밀려오기도 하는-- 그 위로 이어지는 푸른 하늘을 바라보면서 앞으로 나아가다보면, '아, 정말 좋다--'하는 감탄이 나도 모르게 나오곤 한다.

또한 카약킹은 전신으로 하는 운동이라 더욱 매력적이다. 팔은 주로 패들을 물에 꽂아넣는 일을 하고, 패들을 중심축으로 온몸으로 밀면서 앞으로 나아가는 운동을 리듬감있게 계속하다보면 내 몸 곳곳의 근육들이 함께 큰 하모니를 이루며 움직이는 것이 느껴지는 것 같다. 

날씨가 화창한 날은 눈앞에 파란 하늘을 가득히 담고 노를 저어 나가는 것이 무척 상쾌하기도 하지만, 또 더러 흐리고 안개가 낀 날은 그 나름대로 운치를 더해 준다. 몇달 전에는 가시 거리가 아주 많이 제한될 정도로 짙은 안개가 낀 날 카약킹을 했는데, 마치 누에 고치 안에 싸인 것처럼 포근한 느낌과 몽환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서 아주 기억에  남는 경험이었다.

내가 그룹으로 카약킹을 하는 곳은 바닷가 바로 옆, 바닷물이 육지 안으로 들어와 흐르면서 난 좁은 강 넓이의 물길을 따라가는 곳이다. 양옆으론 집들이 줄지어 있고. 이곳에서 카약킹을 하다 보면 바로 옆에서 유유히 떠다니고 있는 오리들을 자주 보기도 하고, 드물긴 하지만 힘차게 물 위로 뛰어오르는 물고기들을 볼 때도 있다. 더더욱 드물게는 바다 거북을 볼 때도 있고.

카약킹을 하면서 다리 밑을 두, 세번 지나야 하는데, 때로 만조(high tide)라 수면이 많이 높아져서 다리와 수면과의 거리가 아주 가까울 때가 있다. 이럴 때는 카약 위에 납작 엎드리거나, 아니면 뒤로 드러누워야만 간신히 다리 밑을 통과해 갈 수 있다. 이런 경우를 만날 때마다 그룹 사람들과 많이 웃고 왁자지껄하게 한바탕 떠들면서 '대모험'을 함께 하는 재미를 경험하기도 한다.

처음엔 이런저런 핑계로 시작을 미루기도 했지만 일단 시작하고 나서 그 '묘미'를 흠뻑 경험하게 된 카약킹. 내게 소소한 일상의 행복을 가져다주는 중요한 것들 중 하나다. 


카약을 물에 띄우고 카약킹을 시작하는 곳.
구름이 점점이 흩어져 있는 파란 하늘을 가슴에 안고
두시간 가까이 몰입해서 카약킹을 하다 보면
마음이 아주 평화롭고 평온해지는 경험을 하곤 한다.
내겐 명상과도 같은 시간이다.
  

Tuesday, February 4, 2025

겨울 여행: Valley of Fire State Park & Great Basin National Park in Nevada

지난 해 12월 25일(수)부터 31일(화)까지, 7일 동안의 겨울 여행. 네바다주 Valley of Fire 주립 공원에서 하루를 보내고, 유타주의 St. George와 Kanab을 거쳐 다시 네바다주 Great Basin 국립 공원에서 이틀을 보냈다. 이 국립 공원이 워낙 외진 곳에 있어서, 오고가는 길에 아무 것도 없는 허허 벌판을 장시간 운전하기도 했고. LA에 살면서 아무리 추운 겨울에도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는 것을 본 적이 없는데, 이번 여행 동안은 그동안 잊고 있었던 한겨울의 쌩쌩하게 추운 겨울 날씨를 오랜만에 경험할 수 있었다. 특히, 그동안 꿈꿔오던 눈 위에서의 하이킹을 할 수 있어서 참 좋았다.

12월 25일, 수요일, 아침에 집을 출발해 라스 베거스를 거쳐 Moapa Valley라는 곳에 도착. 이곳에서 여행 첫날밤을 묵고, 다음날인 26일 목요일 아침 식사를 마치자마자 바로 Valley of Fire 주립 공원으로 향하다. 이곳은, 지난 2012년 5월 금환식 (annular eclipse)을 보기 위해 네바다를 찾았을 때 잠깐 들른 적이 있는 공원이다 (2012년 6월 13일자 블로그 글 참조). 그때는 날씨가 너무 덥기도 하고, 일식을 보기 전에 잠깐 들른 곳이라, 아주 작은 단편만 보았을 뿐이었다. 해서, 이번 여행 동안에는 하루를 온전히 할애해 이 공원의 여러 곳을 둘러보았다.

가장 먼저 찾은 곳은 공원 입구에서 가장 먼곳에 위치한 White Domes Loop. 그 다음엔 Seven Wonders, Fire Canyon Road, Rainbow Vista, Mouse's Tank, Balancing Rock, Elephant Rock을 차차로 찾았다. 여행 전 미리 조사해 본 바에 의하면 가장 안쪽에 위치한 곳들이 가장 멋진 모습을 하고 있어서, 이렇게 안쪽부터 시작해 점점 입구쪽으로 가까이 가면서 중간중간에 흥미로운 곳들을 체크해 보자는 전략이었다. 과연 이곳에서 하루를 보내고 난 후에 이 전략이 좋은 것이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구불구불한 길을 운전해 가면서 길 양옆으로 펼쳐지는 바위산들의 모습에도 감탄했고.

White Domes Loop은 1.1마일, Seven Wonders는 1.8마일, Rainbow Vista는 1마일, 그리고 Mouse's Tank는 0.75마일 하이킹을 했고, 다른 곳들도 차를 세우고 10분이나 그 이상 걸어가야 하는 곳이어서 이날 제법 많이 하이킹을 했다. 특히 바위 언덕들을 올라가야 하는 곳도 많아서 다음 날 다리가 뻐근할 정도로 꽤 많은 운동이 되었고.


Valley of Fire 공원 입구를 지나서
가장 안쪽에 위치한 White Domes로 향하는 길.
구불구불한 길도 멋졌고
양옆으로 보이는 바위들의 모습도 아주 멋있었다.

White Domes Loop 하이킹






Seven Wonders Canyon
  



켜켜이 다른 색깔들을 볼 수 있는 바위 언덕이 신기했다.





Seven Wonders를 하이킹하면서 내려다 본
White Domes 파킹랏

Fire Canyon Road에서 바라본 바위 -
초코렛에 담갔다 꺼낸 것 같은 바위 색이 재미있다.

Rainbow Vista를 하이킹하면서 본 바위.
마치 자동차의 모습을 닮아 있다.

키스하는 두 사람의 옆모습을 보는 것 같은 바위?


Mouse's Tank 트레일에서.



Mouse's Tank를 보고 트레일 헤드로 돌아가는 길 -
바위 위에 새겨진 petroglyphs.



계획했던 곳들을 다 둘러보고
저녁때가 가까워 공원 입구에서 멀지 않은 Balancing Rock을 보러 가는 길 -
앞에 가던 차들이 갑자기 속도를 줄이길레 궁금해 했더니
도로 바로 옆에 bighorn sheep이 몇마리 길을 건너고 있었다.  


Balancing Rock -
몇 년전 유타주에 있는 Arches National Park에서 보았던
Balnaced Rock을 떠올리게 했다.

지는 해를 뒤로 하고 Valley of Fire 주립 공원을 나서다.
이곳에서 아주 실하게 하루를 잘 보낸 만족감으로.


27일 금요일. 아침 일찍 Moapa Valley를 떠나 유타주 St. George로 향하다. 


Virgin River Gorge를 지나며 -
길 양옆으로 높게 지른 바위들이 절경이었다.



한시간 남짓 차를 달려 St. George에 도착. 이곳에서는 잠깐 Pioneer Park에 들렀다. 온통 바위 언덕들로 둘러싸인 이곳엔 적지 않은 사람들이 각기 다른 바위 꼭대기까지 올라가 내려다 보이는 도시의 전경을 즐기고 있었고. 우리도 가장 높아 보이는 한 바위 언덕까지 올라갔는데, 흙길로 된 하이킹 트레일을 걷는 것과는 또 다른 재미가 있었다. 



Rock climbing을 하는 사람들도 볼 수 있었다.

사람이 지나갈 수 있으리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아주 좁은 틈이 나 있는 이 바위 사이를
몇몇 사람들이 옆걸음질을 치며 통과해 가려 하고 있었다.
몸집이 작은 꼬마들은 큰 어려움 없이 지나가는 것 같았고.


이곳에서 잘 알려진 Dixie Rock.

Dixie Rock에 올라 내려다 본
St. George의 모습.


한시간 반 가량을 이곳 Pioneer Park에서 보내고 다운타운에 점심을 먹으러 갔다. 2, 3년전 팬데믹이 아직 심각할 때 이곳을 찾았던 적이 있는데, 그때 갔었던 한 plaza를 찾았다. 몇몇 레스토랑과 아이스크림집이 있는 예쁜 플라자. 이곳에서 한 레스토랑에 들어가 점심을 먹었는데, 음식과 분위기, 서비스가 아주 마음에 들어서 좋은 시간을 보내다. 근처에 있는 아이스크림집도 좋았고. 
 
이날 저녁은 유타주 Kanab에서 묵다. 벌써 몇번째 찾는 타운이라 이제 우리에겐 아주 익숙하게 느껴지는 곳. 오랜만에 경험하는 추운 겨울 날씨가 그리 싫지 않았고.

28일 토요일. Great Basin 국립공원으로 향하다. Kanab에서 출발해, 중간에 잠시 들러가기로 한 Cedar City로 가기 위해 산을 넘어가는 도로 위를 달리다. 고도가 점점 높아지면서 길 옆으로 눈이 쌓인 것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오랜만에 보는 눈이라 많이 신이 났고. 8, 9천 피트가 되는 아주 높은 곳에 다다랐을 땐 완전히 양옆으로 보이는 들판과 언덕들이 소복하게 눈에 덮여 있었고, 그늘이 진 곳엔 더러 길 위에도 눈이 덮여 있어서 조심스럽게 운전해 가기도 했다.  



Cedar City를 향해 가는 길.
호수 위로 눈이 쌓인 곳이 있어 잠시 차를 세우고
오랜만에 보는 설경을 감상하다.




드디어 Cedar City에 도착. 이곳에서 잠시 점심을 먹고 가기로 하다. 몇몇 군데 문을 연 식당들을 체크해 본 후에, 그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한 까페에 들어갔다. 따뜻한 실내에 들어서자 커피향이 아주 기분좋게 우리를 반겼다. 하루에 한잔만 마시는 커피를 그날 아침에 이미 마신 후였지만, 커피향이 너무 좋아서 한잔 주문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점심을 먹고 까페를 나서면서 이곳에서 볶은 커피콩도 한봉지 샀고. (여행 후 집에 돌아와 이 커피를 마실 때마다, 그날 점심을 먹었던 그 까페의 좋은 분위기와 여행의 추억들을 떠올리곤 했다.)

점심 후에 잠시 이곳서 멀지 않은 Southern Utah University 캠퍼스를 찾았다. 여행 때마다 기회가 되면 대학 캠퍼스들을 찾곤 하는데, 그리 크지 않은 이곳 캠퍼스에서 여유로운 산책을 즐기다. 방학이라 학생들이 거의 없어 더욱 좋았고.


Southern Utah University 캠퍼스




캠퍼스를 나서서 다시 Great Basin 국립 공원으로 향하는 길. 주변에 아무 것도 없는 길을 '줄창' 달리다. 비지니스도 집도 없는. 아주 가끔씩 한무리의 소들이 풀을 뜯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고. 거의 15분 가까이 마주오는 차가 하나도 없을 때도 있을 정도로, 텅 빈 도로. 





88마일을 그렇게 하염없이 달려 드디어 예약해 둔 숙소에 도착하다. Great Basin 국립 공원까지 차로 15분 정도 거리에 위치한 곳. 주변에 다른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허허벌판에 위치해 있는 이곳은, 모텔과 주유소, 그리고 식당과 조그만 편의점이 세트로 있는 곳이었다. 식당 한쪽엔 몇몇 갬블링 머신이 놓여 있는 아주 작은 카지노도 있었고. 같은 주인이 모든 곳을 운영하는 듯. 재미있는 것은 이곳의 반쪽은 유타주에 속해 있고, 다른 반쪽은 네바다주에 속해 있다는 것. 덕분에 이곳에 머무는 동안 하루에도 몇번씩 유타주와 네바다주를 왔다갔다 할 수 있었다.    


 
숙소 바로 앞, 허허벌판에 있는 사인.

눈덮인 산으로 사방이 둘러싸여 있는 이곳.

한쪽에는 'Welcome to Utah' 사인이 있고,

그 맞은 편엔 'Welcome to Nevada' 사인이 있다.



이곳에 묵는 동안 모텔 바로 옆 레스토랑에서 아침과 저녁을 먹었는데 - 정말 허허벌판이라 다른 곳에 갈 곳도 없었기 때문에 - 우리를 제외하곤 사람도 별로 없었지만, 그 중에 몇몇 같은 사람들을 계속해서 볼 수 있었다. 매일 이곳에 오는 옆동네 사람들인 듯. 이곳이 근처 타운 중에서 그래도 가장 잘나가는 '다운타운'인 것 같았다.      

29일 일요일 아침. 전날과는 다르게 화창한 날씨.
 

정말 오랜만에 보는 일출.
LA에 살면서 쉽게 볼 수 있는 일몰과는 
또 다른 분위기.






아침 식사를 마치고 바로 Great Basin 국립 공원으로 향하다. 가는 길에 Baker라는 타운을 지났는데, 생각보다 아주 작은 타운이었다. 동네 한쪽 끝에서 다른 쪽까지 운전해가면서 보는데 5분이 채 안 걸릴 정도로.



드디어 Great Basin 국립 공원에 도착!

겨울이라 거의 모든 곳들이 문을 닫고 있었다.
까페와 gift shop도.


Lehman Caves Visitor Center에 드디어 도착. 한겨울이라 이 국립공원의 거의 모든 시설들이 문을 닫고 유일하게 문을 열고 있는 곳. 여행 전 미리 조사한 바에 의하면 이곳에서 snowshoes를 무료로 대여해 준다고 해서, 우리는 이날 showshoeing을 할 예정으로 있었다.

영하로 내려가는 추운 날씨를 뚫고 visitor center로 들어가니, 우선 따뜻한 실내의 온기가 너무 반가웠다. 두 명의 park ranger들이 아주 친절하게 사람들 질문에 대답을 해주고 있었고. Snowshoeing을 할 정도로 트레일에 눈이 많이 쌓여있지 않다는 얘기에, 그냥 하이킹을 하기로 결정.    
  
5분 남짓 차를 달려 Lower Lehman Creek trailhead가 있는 파킹랏에 도착. 다른 차가 서, 너대밖에 없어 텅 빈 주차장 바로 옆으로는 온통 눈이 덮여 있었고. 많은 눈은 아니었지만, 정말 오랜만에 눈을 밟으며 걸을 수 있어서 너무 신이 났다. 눈길 하이킹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몇 년 동안 해오고 있었는데, 마침내...!

하이킹 폴(hiking pole)을 양손에 하나씩 잡고 눈길을 걷기 시작하다. 길 양옆으로 보이는 겨울 풍경. 하이킹 트레일 한쪽 아래론 살얼음 밑을 졸졸 흐르는 자그마한 시내도 보이고. 정말 상쾌한 기분. 추운 날씨였지만 열심히 걷다 보니 조금씩 땀이 나기 시작했고.  


정말 오랜만에 눈길을 걷는 것이 
아주 상쾌하고 재미있었다.



얇은 살얼음 밑으로 시냇물이 졸졸 흐르고 있다.





하이킹 하다 보니 길 옆으로 동굴(cave)도 있었고.


공원 내 다른 모든 서비스 시설이 문을 닫고 있어서 점심은 미리 준비해 간 샌드위치로 차 안에서 해결. 차 안에 앉아 눈 아래로 펼쳐지는 탁 트인 평야의 모습을 감상하면서.

다음 날인 30일 월요일. 이날은 Lehman Caves에 가는 날이다. 하루에 이곳에 입장하는 인원을 제한하고 있어서 여행 전에 어렵사리 티켓을 예매했고. 이른 오후로 시간이 잡혀 있는 동굴 tour 전에 Wheeler Peak Scenic Drive를 하이킹했다. 눈 때문에 주차장 바로 옆에서부터 차도를 막아 놓아서, 덕분에 넓은 차도 위를 따라 걸어 올라가며 아래로 펼쳐지는 풍경을 감상했다. 날씨가 전날보다 훨씬 추워져서, 겨울 외투를 입고 그 위에 달린 모자 속에 머리를 완전히 파묻고 하이킹을 했다. 그래도 코끝이 얼얼할 정도로 추웠고. 그렇게 추운 겨울날씨도 아주 오랜만에 경험해 본 것. 올라가다보니 군데군데 눈이 녹지 않은 곳들도 있었다.  








하이킹을 마치고 Lehman Caves tour를 하기 위해 다시 Lehman Caves Visitor Center로 돌아오다. 우리와 같이 투어에 참가하는 사람들이 벌써 여럿 모여 있었고. 잠시 후 우리를 안내할 park ranger가 손전등을 서, 너개 들고 나왔다. 그룹 중간중간과 끝에 있는 사람들에게 그 손전등을 하나씩 주고, 어두운 동굴 속에서 비추게 했다. 

그동안 미국 몇몇 곳의 동굴 투어를 한 적이 있는데, 어떤 곳은 거의 사람손이 닿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곳도 있었고, 어떤 곳은 사람들이 다니기 편하게 길을 만들어 놓은 곳들도 있었다. 이날 투어를 한 이 동굴은 후자에 속하는 동굴로, 동굴 안을 걸어다니는데 아무런 불편이 없도록 통로가 만들어져 있었다. 경사도 거의 완만하게 나 있어서, 그동안 다녀본 동굴 투어 중에서는 아주 'easy'한 편. 곳곳에 조명들도 잘 설치가 되어 있어서 동굴 안의 오묘한 모습들을 쉽게 들여다 볼 수 있었고.    


Lehman Caves로 들어가는 입구.



















한 시간의 동굴 투어를 마지막으로 Great Basin 국립 공원 방문을 마치고, 곧바로 이날 밤 숙소를 정해둔 Alamo라는 타운으로 차를 달리다. 이 국립공원에 도착하던 날처럼, 한참을 아무 것도 없는 벌판을 운전해 가야했고. 가는 길에 Caliente라는 타운에 들러 저녁을 먹었는데, 아주 작은 타운들만이 드문드문 흩어져 있는 이 지역에서 비교적 식당과 모텔 등의 비지니스들이 많이 발달해 있는 타운 같았다. 

저녁을 먹으러 식당으로 들어갈 때 이미 날은 어두워지기 시작했고, 식사 후 다시 차에 왔을 때는 이미 깜깜한 밤. 이곳에서 Alamo까지 가는 길은 좁은 산길을 운전해가야 했는데, 가는 길에 다른 차들을 거의 볼 수 없을 정도로 한적했다. 차창 밖으로 올려다본 하늘엔 별이 가득히 쏟아져 내리고 있었고.  

한시간 넘게 차를 달려 도착한 Alamo 역시도 아주 작은 타운. 이곳에서 이날 밤을 묵고 다음날인 12월 31일 화요일 Las Vegas를 거쳐 집에 도착하다.

이번 겨울 여행을 계획하면서 그동안 안 가본 국립 공원에 갔으면 좋겠단 생각을 했고, 그래서 선택한 Great Basin 국립 공원. 겨울이라 이 공원의 오직 일부분만이 문을 열고 있어서 아쉬운 점은 있었지만, 직접 눈길을 걸어 하이킹도 할 수 있었고 동굴 투어도 할 수 있어서 그런대로 좋았다. 사방이 눈덮인 산으로 둘러싸인 허허벌판에 있는 모텔에 묵었던 것도 기억에 남고. 가는 길에 들러서 하루를 온전히 보냈던 Valley of Fire 주립 공원도 정말 멋졌다. St. George에서 바위 언덕들을 오르던 것도 재미있었고. 특히 오고가는 길에 보았던 눈덮인 호수의 모습과, 가도가도 끝이 없는 벌판에서 직선으로 쭉 뻗어있는 도로를 우리 차만 홀로 달리던 경험. Traffic으로 악명 높은 LA에 살면서는 하지 못했던 아주 특이한 경험이어서, 지금 돌이켜 생각해 보면 마치 꿈속의 일이었던 것처럼 아련하게만 느껴지기도 한다.